봄 여름 가을 겨울의 꿈
리사 아이사토.하디 엔지 지음, 김상열 옮김 / 북뱅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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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지만 그림책에 매료된 사람은 많다. 나도 그중 하나다. 중고 서점이나 혹은 여행 중 들른 책방에서도 눈에 띄는 그림책이 있다면 한두 권씩 사들이는 습관이 있다. 그러던 중 <삶의 모든 색>이라는 책을 만났고, 그 날, 이 책이 내 인생 그림책이라고 감히 선언했다. 그리고 내게 인생 그림책을 선물한 그 이의 새로운 책이 북뱅크에서 출간되었다. 바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꿈>이다. 작가와 그의 언니가 함께 만든 책이다.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각자의 계절 속에 잠들어 있다. 잠들어 꿈을 꾼다. 특유의 화려한 색채, 마치 살아 있는 듯 생생한 계절의 표정들은 그림만 보아도 충분히 매력적인데, 시어처럼 쓰인 짧은 글을 음미하며 감상하노라면 서서히 벅차오르는 마음이 느껴진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계의 흐름은, 진부하지만 아름답다. 무엇 하나 놓칠 것 없이 계절들을 느낄 수 있는 곳에 살고 있음은 그에게도, 나에게도 감사한 일이다.

책 뒷면에 실린 아이의 노랫소리와 함께 책을 읽는 것이 또한 색다르다. 요즘엔 기술이 발전해서 책 한 권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이에게 들려주니 이런 노래를 들으면서 잘 수 있는 거냐며 어리둥절해 했다. 음, 그것은 나도 의문이다.

어쨌든 나로선 이 작가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고, 영광이다. 최소한 그가 내 후대가 아니어서 기쁘다. 덕분에 내가 살아서 이 사람의 작품을 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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