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사 Angelus Novus!
실로 사람들은 과거에 존재했던 것만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존재해본 적이 없는 것도 그리워한다. 부재不在를 견디고 그리워하는 것으로 소진되는 생. 지친 사람들은 낮은 곳에 모여, 파울 클레 Paul Klee와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이 이야기한 "새로운 천사 Angelus Novus" 를 그리워한다. 나도 눈물이 흐르기 전에 무엇인가 적어 벽에 붙여놓았다. (2015.11.29) (186p)
삶과 죽음. 그 본연적 차이.
인간의 삶은 전적으로 자유와 존엄이 박탈당한 상태에서 시작되지만, 개개인은 자기 삶의 이야기를 조율하여 존엄 어린 하나의 사태로 마무리하고자 노력한다. 비록 우리의 탄생은 우연에 의해 씨 뿌려져 태어난 존재일지언정, 우리의 죽음은 그 존재를 돌보고자 한 일생 동안의 지난한 노력이 만들어온 이야기의 결말이다. 스스로를 어찌할 도리 없는 지경에 그저 처박아버리기 위해 일생을 살아온 것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생전에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밝히는 이들의 마음이기도 하다. (175-176p)
저마다의 힘으로 버티기를...
나는 시간의 힘을 믿는다. 생존이란, 삶이란 순간이 아니라 영속성을 가진 시간을 가리키는 거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당신들, 살아갈 당신들이 저마다의 힘으로 끝내 버티기를. 나는 가늘고 길게 쥔 펜으로 앞으로도 계속 당신들을 쓰고, 나를 쓰고, 이 삶을 기록해볼 작정이다.(295/296p)
아프고 괴롭고 불안하고 막막한가. 그렇다면 그것은 당신의 삶이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도망치지 마라. 원래 희망은 아프다. 그래서 꽃이 피는 것이다. (292/296p)
정의란...
출구 없는 모욕과 비참만 남아 있을 때, 정의는 어떤 방식으로 움직여야 하는가.(287/29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