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남의 불행은 고소해하고 조롱하면서도 자신의 일이라면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돌보듯 챙기는 채플린이 그렇고, 몸을 둘둘 말거나 늘 어딘가에 매달리는 버릇이 있던 해리 랭던이 그랬다. 그나마 버스터 키턴만은 특유의 진지하면서도 긴장된 표정으로 향방을 알 수 없는 사건이나 상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의 그런 표정을 보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메릴린 먼로가 이마를 찌푸린 채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고, 그 옆의 스탠 로럴이 독특한 표정을 짓고 있는 영화도 괜찮았다. (54/30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