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폭이 넓을수록 이해할 수 있는 세계도 넓어집니다. 단어의 세계를 아는 일도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는 일일 것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82

그러나 김치는 침채(沈菜)라는 한자어가 변해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침채는 담글 침(沈)에 채소 채(菜)자로 ‘채소를 담근 것’이라는 의미이지요. 현대 한자음으로는 침채이지만, 옛 한자음으로는 팀ᄎᆡ이었고, 사람들이 말할 때는 딤ᄎᆡ라고 했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96

아마 학창시절에 구개음화란 ㅣ모음 앞에서 ㄷ이 ㅈ으로, ㅌ이 ㅊ으로 바뀌게 되는 현상이라고 배운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가령 해돋이, 같이가 어원이나 표기를 고려하면 [해도디], [가티]로 발음되어야 하지만 [해도지], [가치]로 변한 것이 바로 구개음화 때문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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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입에서 입을 거쳐 단어는 변화하고 새로운 단어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비슷하게 발음되는 단어에서 유추해 비슷한 형태로 변화하지요.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35

강아지풀의 중국어와 영어 이름을 보면 이를 더 잘 알 수 있지요. 중국어로는 개 구(狗)자와 꼬리 미(尾)자를 써서 구미초(狗尾草)라고 하고 영어로는 여우 꼬리 모양이라는 의미에서 foxtail이라고 부르지요. 그 외형 때문에 명명했다면 강아지꼬리풀이라 하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36

그러나 근대국어 시기에는 가야지와 발음이 거의 유사한 개야지나 개아지가 강아지의 의미로 쓰였지요. 사람들은 흩날리는 하얀 버드나무 씨를 버들가야지라고 부르다가 당시 강아지를 뜻하는 말로 함께 쓰이던 개야지, 개아지, 개지를 연상하게 되었고, 버들강아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부르게 된 것이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버들가야지가 버들강아지로 바뀐 것은 가라지가 강아지풀로 바뀌는 것에도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43

즉 ‘가라지 → 강아지풀’이 되는 데는 ‘버들가야지 → 버들강아지’로의 변화가 영향을 주었는데 강아지풀이란 말이 굳어지자 이번에는 반대로 강아지풀이 버들강아지가 지칭하는 대상을 바꾸어버린 것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43

신라시대 중엽 이전까지만 해도 이름은 모두 우리말식이었습니다. 김알지, 박혁거세, 이차돈, 거칠부 등 왕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이름은 모두 우리말이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45

지역 이름이 가진 의미를 알고 나면 늘 다니던 길도 새롭게 보입니다. 공간을 보는 시야가 달라지기도 하지요.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54

이런 순우리말 이름들도 문헌에 공식적으로 기록하기 위해서는 한자로 적혀야 했습니다. 즉 순우리말 이름을 한자의 음과 뜻을 활용하여 적게 된 것입니다. 가령 노들나루, 노들섬, 노들강변에서 보이는 우리말 지명인 ‘노들’을 한자로 鷺梁(노량)이라 적었는데요. 노량에서 앞글자 鷺(해오라기 로)는 한자의 음을 취하여 적은 것이고 뒷글자 梁(돌 량, 들보 량)은 뜻을 취하여 적은 것입니다. 여기에 나루를 뜻하는 津(나루 진)을 붙여 노량진이란 지명이 된 것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55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한 명량(鳴梁)은 한자의 뜻을 활용하여 적은 예입니다. 진도와 육지 사이의 좁은 해협에 물살이 매우 거세게 흐르는데 그 소리가 커서 마치 우는 듯이 들린다 하여 울돌목이라고 합니다. 울돌목을 한자의 뜻으로 적어 鳴(울 명)과 梁(돌 량)이라 한 것인데 현재에 와서 공식 명칭은 명량이 되어버렸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56

애오개와 아현이 그렇습니다. 서울 충정로에서 마포 방향으로 가려면 작은 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이 고개를 애오개라고 하는데요, 지금의 아현동이지요. 애오개는 순우리말 지명입니다. 애고개라는 뜻의 애오개를 한자로 兒(아이 아)와 峴(고개 현)으로 적은 후 이를 음으로 읽어 아현이 되었지요. 현재는 첫 번째 한자인 兒(아이 아)자를 阿(언덕 아)자로 바꾸어 阿峴(아현)으로 적고 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57

이와 유사한 예로 대치와 한티가 있습니다. 큰 고개라는 뜻의 한티를 한자의 뜻과 음을 살려 大(큰 대), 峙(고개 치)로 적었으므로 대치는 원래 한티로 읽어야 하며 표기만 한자로 하였을 뿐 같은 지명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치는 3호선 지하철 역명 대치역으로 사용되고 있고, 한티는 수인분당선의 역명 한티역으로 쓰이고 있지요. 마치 다른 지명인 듯이 인식되고 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58

지하철 6호선의 새절역이 그렇습니다. 새절역이 위치한 곳의 행정구역 명은 신사동(新寺洞)이므로 일반적인 예에 따라 신사역이란 명칭이 부여되어야겠지만, 이미 3호선에 신사(新沙)역이 있었으므로 이 이름을 피하여 신사(新寺)의 옛 이름인 새절을 취하여 역명을 부여했습니다. 즉 역사적으로는 새절이란 순우리말 지명을 한자를 빌려 新(새 신), 寺(절 사)로 적게 되었고 이 신사(新寺)라는 명칭이 새절을 대체하여 공식 명칭으로 쓰이다가 역명을 정할 때에는 다시 순우리말 지명 새절이 부활한 것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59

지하철 2호선의 잠실새내역도 순우리말 지명을 되살려서 역명을 바꾼 사례입니다. 원래 이름은 신천역이었는데요, 같은 2호선에 위치한 신촌역과 발음이 비슷하여 혼동되기도 한다는 요인도 있었으나, 잠실이란 명칭을 앞에 붙여야 한다는 지역 주민의 요구도 받아들여 新(새 신), 川(내 천)이란 이름을 옛 지명식으로 훈독하여 새내라는 이름을 되살린 것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59

1993년 지하철 4호선이 연장 개통했을 때, 벌말이라는 역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촌스럽다는 것이었죠. 게다가 당시만 해도 대부분 지하철역이 한자어로 된 행정구역상 공식 동명과 일치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벌말이라는 순우리말 이름을 버리고 이를 한자로 표기한 평촌이란 이름으로 개정하였습니다. 벌말을 한자음으로 바꾸어 坪(벌 평)에 村(마을 촌)을 쓴 것이지요. 뜻을 살려 우리말로 읽으면 벌말이 되고 한자음으로 읽으면 평촌이 됩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60

알게 되면 공간을 보는 시야가 달라지고, 생각의 관점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있는 나를 깨닫게 되기도 하지요. 지금 살고 있는 고장의 옛 이름을 한번 찾아보세요. 몰랐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될지 모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60

앞에서 명아주가 돼지사료로 쓰인다는 의미에서 영어로 pigweed라고 한다고 하였지요? 명아주는 아마도 그 옛날부터 세계 여러 지역에서 돼지사료로 널리 쓰였던 듯합니다. 우리 조상들도 돼지잡초라는 의미에서 ‘돝+ᄋᆡ+ᄀᆞ랏 → 도ᄐᆡᄀᆞ랏’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도ᄐᆡᄀᆞ랏은 도ᄐᆡᄋᆞ랏으로 변화하고 다시 도ᄐᆞ랏으로 변화합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지역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놀랍도록 생활의 공통성이 각자의 언어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76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잡초 하나가 이처럼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며 명아주, 도투라지, 능쟁이와 같은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이름은 외형적 특징에 연유하여 붙여지기도 하고 용도에 따라 붙여지기도 하지요. 한낱 잡초라 여기며 그냥 지나치기 쉬운 식물 하나가 이처럼 다채로운 생각거리를 건네고 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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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동백이 자라지 않는 강원도에서는 동백기름 대신 생강나무 열매로 기름을 짜서 사용하였어요. 동백기름 대신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나중에는 그 이름까지도 동백으로 부르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초기에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 을 영어로 번역하면서 동백나무를 뜻하는 《Camelia》 라고 제목을 붙였다가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13

단어가 왜 이렇게 불리게 되었는지를 추적하다 보면 생동하는 삶을 만나게 됩니다. 단어를 알아가는 과정은 사람들의 삶을 아는 과정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15

산사나무를 당(棠)이라고 하니 바닷가에 있는 당이라 하여 해당(海棠)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름 없는 식물은 자연스럽게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1

중국의 해당화는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당화’를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는 식물명 등에 바다 해(海)가 붙으면 그것은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2

하지만 전통적으로 우리 선조들에게 있어 과일의 전형은 사과가 아니라 배였던 것 같습니다. 배가 고유어인 반면 사과는 沙果・砂果 등으로 표기하며, 한자어로 인식이 되고 그조차 능금을 대신해 나중에 만들어진 말입니다. 능금 역시 림금(林檎)에서 변한 말이며 한자어에서 유래했다고 할 수 있지요.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4

즉 언어적으로 볼 때 배, 감, 밤과 같이 고유어 이름을 가진 과일이 우리나라에 더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들이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과와 배 중에서는 배가 더 전통적인 과일의 전형이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산사나무 열매를 더 친숙한 과일인 배에 빗대어 작은 배라는 의미에서 아가배라고 했던 것이지요. 팥알 모양의 붉은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팥배나무라고 한 것도 배라는 명칭이 열매 종류의 명칭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5

추석을 우리말로 한가위라고 하지요. 그런데 옛 기록에는 한가위의 ‘가위’가 가배(嘉俳・嘉排)로 나타납니다. 오늘날 한자음으로는 가배이지만 예전 음으로는 가ᄇᆡ이지요. 즉 가ᄇᆡ란 말이 변하여 가위가 된 것입니다. 아가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옛말은 아가ᄇᆡ였는데 이것이 변하여 아가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아가우, 아가바, 아갈배, 아고배, 아그배와 같은 변화형들이 나타났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5

단어를 알아가는 과정은 사람들의 삶을 아는 과정이라고 하였지요. 삶의 이야기를 생생히 담은 것으로 문학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문학을 따라가다 보면 단어가 품은 다양한 이야기와 세계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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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에서는 전통적으로 인간관계의 기본으로 세 가지 덕목을 강조했습니다. 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부강(夫爲婦綱), 부위자강(父爲子綱)으로, 이 세 가지를 일컬어 삼강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강은 벼리 강(綱)입니다. 벼리란 그물의 위쪽 코를 꿰는 큰 줄을 말합니다. 벼리를 잡아당겨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해야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큰 사물의 핵심이 되는 부분, 즉 근본이 되는 부분을 벼리라고 말합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43

거추장스런 조리과정도, 값비싼 양념도 요하지 않으면서도 기막힌 맛을 내는 상추쌈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문화권으로 비교적 식문화가 닮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찾을 수 없는 문화이지요. 호박잎, 케일, 콩잎도 있지만 대표적인 쌈 채소는 역시 상추입니다. 상추쌈은 우리 민족 고유의 음식 문화가 빚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48

즉 상추는 生菜(생채)라는 한자어가 변화해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익히지 않고 날로 먹는 채소라는 뜻에서 생채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그 발음이 상치, 상추 등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생채는 익히지 않은 나물이라는 의미로만 쓰이게 되어 무생채와 같은 식으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52

양치: 이를 닦고 물로 입 안을 가심. 한자를 빌려 ‘養齒’로 적기도 한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61

양지(楊枝): 나무로 만든 이쑤시개. 불교도들에게 냇버들 가지로 이를 깨끗이 하게 한 데서 유래한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62

그러나 1950년대까지만 해도 ‘지’란 형태가 새로운 단어 형성에 참여하며 여전히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이지나 단무지를 보면 알 수 있지요. 그에 비해 지금은 과거보다 ‘지’란 말의 쓰임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68

앞장서서 사람들을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가는 방향을 뒤쫓으며 확인하는 것이 국어학자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81

저는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도 문제이지만 외래어는 가능한 한 배격하고 고유어로 바꾸어야 하며 심지어 이미 들어와서 널리 쓰이는 단어까지도 모두 고유어로 순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자어를 고유어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많은 논쟁이 있었기도 합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83

제가 생각하는 국어학자 역할은 이렇습니다. 앞장서서 "이쪽으로 오시오" 하고 사람들을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가는 방향을 뒤쫓아 가면서 확인하는 거죠. 다만 그 방향이 어딘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이건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라고 이야기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선택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제 생각이 틀렸고 사람들의 방향이 맞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87

인식이 바뀌어 실제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말들이 규범의 예시로 남아서 교육되는 현실은 역설적입니다. 지금처럼 인권감수성에 대한 인식이 없던 100년 전 만들어진 규범들에 대한 개정이 필요합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91

새끼를 부를 때 쓰는 ‘아지’와 ‘아기’는 어원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추정되지만 원칙적으로 동물의 경우에는 아지, 사람의 경우에는 아기로 구분하여 써야 합니다. 물론 아지는 동물만이 아니라 바가지(박+아지), 싸가지(싹+아지), 모가지(목+아지)처럼 사물에도 붙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작은 것이라는 의미를 넘어 비하적인 의미를 가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점차 아지라는 말이 생명력을 잃고 강아지, 송아지, 망아지와 같이 일부 단어에만 굳어진 상태로 남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92

예전 사람들은 돼지를 돝이라 하였고 고양이는 괴라고 하였습니다.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94

정확한 표현은 개발괴발이 맞습니다. 이때의 괴는 무엇일까요? 바로 고양이입니다. 이 괴에 앙이라는 접미사가 붙어서 괴앙이가 되는데 모음 ㅚ의 ㅣ가 뒤 음절로 넘어가 고양이라는 지금의 형태가 만들어졌지요. 괴란 단어가 쓰이지 않게 되면서 사람들은 개발괴발이란 표현을 이해할 수 없게 되었고 급기야 ‘괴’를 ‘새’로 대체하여 개발새발이라고 하였지요.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95

그 나무는 도끼에 찍혀 죽지도 않을 것이고 아무도 그 나무에 해를 가하지 않을 텐데. 쓸모없음이 어찌 괴로워 할 일인가?"

_《장자》의 〈소요유〉중에서 - <단어가 품은 세계>, 황선엽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be9649151a6494a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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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로
가보고 싶구나
천국에 - P6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 P17

연명 치료
필요 없다 써놓고
매일 병원 다닌다 - P20

손가락 하나로
스마트폰과 나를
부리는 아내 - P26

영정 사진
너무 웃었다고
퇴짜 맞았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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