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 대한 관념, 사물에 대한 감정이 사물 자체가 되어간다. 달을 올려다보고 있으면 달이 나를 향해 말을 건넬 것만 같다. 모든 메타포가 내내 거기 존재하고 있었던 것처럼 자신을 드러낸다. - P31

내가 가슴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까마귀라고 했던가. 이제 감정은 사물이다. 둘둘 말리고 깃털 달린 사물이 썩지 않는 내 육체 안에서 썩어들어 간다. - P31

내 안에 있는 게 그렇다. 문어가 아니라 굶주림일 뿐. 그것은 벌이 아니라 무nothing로 만들어졌다. 굶주림은 무로 만들어진 동물이다. - P45

나는 밤새 달린다. 까마귀와 굶주림 말고는 나 혼자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벌 떼는 내 안에서 만들어지고 다시 만들어진다. 세계는 크고 공허하지만 내 안의 세계는 그보다 더 크고 공허하다. 굶주림이 나를 광대하고 무한한 존재로 만든다. 나는 달리고 달리고 달린다. 도로를 먹어치운다. 게걸스럽게. - P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