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나무숲의 죽다 만 여우 - 2026 뉴베리 아너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오브리 하트먼 지음, 마르친 미노르 그림, 황세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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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뉴베리아너상 수상작품을 다시 접했네요. <죽은나무숲의 죽다 만 여우>란 독특한 제목의 책이에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페이지터너면서도 유독 여운이 많이 남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두단어로 말 할 수 있을 것같아요. 슬픔과 기쁨.

“클레어는 죽었다(필기체)
그런데 또 생생히 살아 있었다.” (7쪽)

죽은 나무숲에서 죽은 동물들을 네 개의 다른 사후세계인 평화계, 쾌락계, 발전계, 그리고 고통계로 각각 보내는 길잡이인 클레이는 ‘죽다 만 여우‘ 입니다. 엄마와 떨어지고 어릴적 사고로 한쪽 귀, 한쪽 눈을 잃고 듬성듬성 빠진 털을 외알 안경, 붉은 망토와 두건으로 감추려는 여우예요.

’죽다 만’ 클레이는 기존의 선배 길잡이로 부터 <길잡이의 서> 책과 함께 후계자로 선택되어 외로운 삶의 벗이 되어 준 ‘선장‘을 비롯한 버섯들을 가꾸며 평온하게 여러 해를 보내고 있었죠. 그러다 불청객 ’생강촉새‘란 이름의 오소리가 찾아 옵니다. 부모와 형제로부터 상처받고 뜻하지 않게 죽음을 맞이한 것은 클레이와 어쩜 데칼코마니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에 대한 길잡이 역할이 잘 안되고 만성절 전야의 노랫말 수수께끼도 풀고자 선지자 헤스터파울을 함께 찾아 나서면서 여러 난관을 헤치며 둘은 점점 상대방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품게 되는군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클레이는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되고 다시 이야기는 둘의 긴장관계로 변곡점을 맞이하죠.

엄마의 상실과 자신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버섯가꾸기를 넘어서 새로운 친구를 통해 어쩌면 더 잘 치유할 수 있을 것같은데, 운명의 서사는 그렇게 내버려 두질 않네요. 운명이 엇갈리는 ‘역할극’의 주인공들처럼요. 만성절날 잠깐의 해프닝으로 운명을 수습하려 했던 클레어는 이날 또 다시 죽은 나무숲을 찾은 아이들로 인해 더 일을 키우게 되죠. ‘빨간 신발‘ 소녀와 ’빨간 망토‘ 클레어의 놀라운 인연도 다시 소환되고요.

단순한 어린이 동화로 접근했다 미스테리 추리물과 버디무비를 한 번에 관람하고 나온 듯합니다. 볼 수록 오소리 ’생강촉새‘의 매력도 오래 담은 장맛 같아 여우 ’클레이’보다 더 정이 간 것도 사실입니다. 슬픈 사연에 공감하며 울다가 화해와 구원의 기쁨에 어느 덧 미소짓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상실의 슬픔을 겪게 되기 마련이죠. 내가 겪는 상실도 있고 나로 인해 주위 사람들이 겪을 상실도 분명 있겠죠.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화해와 구원을 통해 기쁨으로 받아드릴 수 있음 좋겠네요. 클레이와 생강촉새처럼요.

“…영혼에는 무한한 공간이 있으니까살다 보면, 더 많은 슬픔이 들어설 자리가 있다는 것도 알게될지 모른다. 하지만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건, 더 많은 기쁨이들어설 자리도 있다는 거다. 두 팔 벌려 기쁨을 맞이하는 건 그대의 몫이다. 기쁨을 자꾸자꾸 맞이하다 보면 어느새 슬픔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거다.”(354쪽)

*도서제공 받은 책으로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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