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는 인간의 고독과 불안을 자신만의 문체에 담아낸 작가이다. 그의 삶 역시 그의 문학처럼 어두운 고독과 불안, 망설임 그 자체였지만, 그에게도 임종 직전 잠깐 비친 햇살 같은 행복한 몇 달이 있었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61285 - P15

41회 생일을 한 달 앞두고 임종하기까지 1923년 겨울을 그는 도라 디아만트라는 지순한 젊은 여성의 보살핌 가운데서 보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에서 천문학적인 인플레가 벌어졌던 겨울이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결핵을 앓아야 했고, 불을 켜고 글을 쓸 석유램프도 아쉬웠던 참으로 가난한 행복, 그것이 카프카가 누린 짧은 행복이었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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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 소진해 가는 세기의 작가가 한 소녀를 위하여 쓴 30여 통의 인형 편지들. 언젠가 내가 베를린에 갔을 때, 한 미국인 카프카 연구가는 80여 년 전에 쓰였다는 그 편지를 찾아 베를린을 헤매고 있었다. 그러나 어수선한 한 시절을 넘으며 전쟁으로 폐허가 되기도 했던 대도시 어느 귀퉁이에 그 옛날 소녀가 살아 있어 여태 보관하고 있던 종잇장들을 내어주겠는가. 아름답지만 하도 허황해서 가볍게 읽었던 그 기사가 이상하게도 요즘 시간이 가면서 자주 떠오른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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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고통에 눈 밝기에 거짓말인 그런 글을 쓰는 황당한 사람 한 명이, 또 그런 글과 그런 인간이 소중한 줄 알기에 몇 장의 종잇장을 찾아 헤매는 황당한 사람 한 명이 이 삭막한 세상에 빛을 밝힌다. 허구로써 현실을 감내해 보려는 것, 그것이 문학의 진면목이 아닐까 싶다. 또 그런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것이 인문학의 진면목일 것이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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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대단한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세상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그 한 줌 보잘것없는 청중을 위해서 그토록 혼신의 힘을 쏟던 모습이 어떻게 잊히겠는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느끼는 사람의 모습 중 하나이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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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지라 때로 택해서 가고 있는 길에 대한 후회가 아주 없을 수야 없다. 그래도 온 지혜를 모아서 어렵사리 한 선택, 혹은 한때 좋아했던 추억이 묻어 있는 선택, 혹은 정말이지 그렇게밖에는 할 수 없었던 저 어려웠던 선택을 기억하며 견뎌가야 하지 않을까?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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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일은 다 어렵다. 그런데 같은 일을 하면서, 이를테면 내가 죽지 못해서 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제 일인걸요" 하면서 성실히 임하는 것은 많이 다를 것이다. 일의 성과도 다르겠지만 무엇보다 일하는 사람의 삶의 질이 다를 것이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감사함으로 하는 것이 지금 주어진 일을 감당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닐까.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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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인걸요." 현실인식과 책임감과 자긍심까지 배어 있는 이 말을 나는 사랑한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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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아이들일 때 놀아야 한다. 놀아야 몸도 마음도 튼튼해지고 주위를 살피며 세상 이치도 깨닫고, 무엇보다 심심해서 이것저것 해보는 가운데 진정한 창의력이, 생각이 자란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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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건널 때도 부모는 그저 차 조심이 아니라, 왼쪽 먼저 보고 다음은 오른쪽 보라고 가르친다. 아이들은 차에 대한 공포심이 아니라 대응 방법을 배울 것이다. 우선 자기를 지키고, 자립심을 키우고, 남을 배려하는 그런 걸 부모들이 가르치는 것 같았다. - <인생을 배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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