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와 트럼프가 사용한 미디어와의 기생적 동맹은 매우 유사하다. 한편으로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을 통제하기 위해서 ‘거짓말하는 언론(lying press)’이라는 개념을 시시때때로 차용한다.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언론을 장악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26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에 앞장선 한국의 보수 기독교인들은 여성 혐오, 난민 혐오, 성소수자 혐오, 타 종교 혐오, 빨갱이 혐오 등의 혐오정치를 기반으로 극우 보수 정치인들과 공동 전선에 선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27
위협적 존재를 ‘공동의 적’으로 삼은 보수적 기독교 지도자들은 히틀러에게 그리고 트럼프에게 지지를 모아준다.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해서 혐오 가치를 극대화하고, 그 혐오의 대상을 ‘공동의 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기독교의 신과 성서를 소환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28
인류의 역사에서 야욕에 찬 정치인들은 언제나 기독교를 이용한다. 그리고 비판적 성찰이 부재한 반지성주의에 빠진 기독교인들은 그러한 정치인들과 동맹을 맺은 기독교 지도자의 선동에 넘어가서 이용당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28
비판적 ‘물음 묻기’가 부재한 공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사회 구성원이 될 때, 종교·정치 영역에서 비판적 사유를 작동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판적 사유의 부재, 물음 묻기를 억누르는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의 사유 기능은 정지된다. 그들은 다만 ‘선동’될 뿐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29
개인의 종교적·정치적 자유는 공동선(common good)을 해치거나 타인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최소한의 책임성이 수반될 때, 비로소 존중받을 수 있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30
교육·정치·종교·미디어 등 특정한 한 부문의 개혁은 사회 전체 개혁의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결코 충분조건이 아니다. 각 영역이 총체적으로 변화되어야 비로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 각각의 권력 확장과 이득의 극대화를 위해 뭉친 파괴적 삼각 동맹을 끊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 동맹 관계가 지속될 때 종교는 마약이 되고 미신이 되며, 그 종교가 위치한 사회에 성숙한 민주정치와 미디어가 뿌리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개혁은 상호의존적’임을 기억하자.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30
민주사회의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되는 것은 진실과 사실의 추구이다. 아렌트의 발제는 거짓과 이미지가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현상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다. 소위 지식인들과 전문가들이 진실과 사실을 거짓으로 대체해 특정한 인물에 대중의 증오심을 부추기는 현상은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가져온다. 아렌트는 "지속적인 거짓"에 의해서 "진실과 거짓의 차이가 부식되어 버린다"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거짓이 진실과 사실을 덮어버리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에 가장 심각한 위기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경고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33
뉴욕 타임스의 "거짓말과 이미지"라는 기고문에서 톰 워커는, 아렌트의 발제는 전체주의 사회의 정치에서 어떻게 ‘거짓말’이 진실과 사실을 대체하고 정치와 사회를 왜곡시키고 타락시키는가에 관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33
문제는 거짓과 증오에 중독성이 있다는 점이다. 진실과 사실을 거짓과 선동적 이미지로 대체하여 대중을 선동하는 지식인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거짓에 중독이 된다. 그 중독증은 추종자들에게도 전염병처럼 확산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34
특정한 문제에 대한 거짓과 가짜뉴스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사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거짓과 허위보도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서 더욱 자극적으로 과장되어서 걷잡을 수 없는 불길처럼 확산된다. 거짓에 중독이 된 이들은 후에 사실과 진실이 밝혀져도, 특정한 인물이나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오류를 결코 수정하지 않는다. 오류를 바로 잡을 경우 증오의 토대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후에 진실과 사실이 밝혀지면, 그 사실을 뒤틀면서 또 다른 거짓과 허위 정보의 릴레이를 이어간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35
아렌트의 표현대로 하면 거짓과 가짜뉴스가 ‘삶의 방식’이 되어가고 있다. 진실이나 사실을 밝혀내는 것은 고도의 인내심과 복합적인 접근이 요청된다. 반면 거짓말이나 가짜뉴스는 아무런 인내심을 작동시킬 필요도, 사유할 필요도 없다. 많은 사람이 사실과 진실보다 거짓과 가짜뉴스에 더 환호하는 이유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35
여유시간이 있어도 거의 독서를 하지 않고 주로 TV만을 본다고 알려진 트럼프와, 아렌트에게 직접 편지까지 보내서 발제문을 읽고자 한 조 바이든의 ‘공부’에의 열정은 참으로 대조적이다. 정치인만이 아니라, 한 사회의 구성원 모두에게 읽기란 이 현실 세계를 읽어내고 이해하기 위한 정치적 책임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38
아렌트는 그의 발제를 다음과 같이 매듭짓는다. "사실들이 되돌아왔을 때, 적어도 그 사실들을 환영합시다." 진실과 사실이 우리에게 되돌아왔을 때, 또 다른 선동적 이미지와 거짓의 세계로 도피하지 말고 그 진실과 사실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면서 거짓의 오류를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이를 위한 민주주의 사회를 위해서.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38
사유하기를 포기한 고립된 대중은 전체주의적 운동이 뿌리내리게 하는 자양분이 된다. 고립된, 사유하지 않는 개인들이 폭도로 전이되면서 전체주의라는 절대 악의 덫으로 빠져들게 되는 배경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39
아렌트는 전체주의 사회의 특성에 대하여 이론화한다. 전체주의적 사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무엇이 전체주의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지, 왜 전체주의적 구조가 등장하는지를 분석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40
《전체주의의 기원》은 제목에서 예상되는 것과는 달리 전체주의에 대한 역사적 거시 접근을 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전체주의적 움직임에 대하여 분석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40
진실과 사실이 아니라 오직 자기편의 주장만이 중요한 사람들이 다수로 자리 잡게 될 때, 한 사회는 표면적으로 민주주의 사회지만 내면적으로는 전체주의의 덫이 곳곳에 드리우게 된다. 개인은 사라지고 누군가의 선동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집단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41
아렌트에 따르면 전체주의적 운동의 자양분이 되는 것은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고립감과 분노에 빠진 사람들의 존재다. 사유 부재의 고립감은 이 세계에 자신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빠뜨리고, 그 고립된 삶을 구원해줄 것 같은 정치적·종교적 서사에 의존하게 만든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41
고립되었던 개인들은 정치적·종교적 선동에 따라 집단행동을 하면서 비로소 소속감을 느끼며, 존재이유를 찾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진실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탈진실’과 의도적 거짓 정보의 혼돈세계에 발을 내디딤으로써, 내면적 전체주의 사회로 이양하게 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42
전체주의적 사유방식의 강한 특징은 강력한 혐오와 차별의 서사다. 이러한 혐오와 차별의 서사는 ‘우리(선)-그들(악)’이라는 대립적 이원론의 파괴성에 의해 작동된다. ‘우리’에 속하지 않은 이들을 모두 파괴해야 할 ‘적’으로 간주하면서, 혐오와 독설의 서사를 서슴지 않고 표현한다. 이러한 내면적 전체주의 세계 속에 발을 디딘 이들은 선동가들에 의해 재현된 현실만을 맹신하게 되며, 결국 전체주의의 감옥에 자신을 집어넣는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43
악을 ‘비판적 사유의 부재’라고 규정한 아렌트의 통찰은 지금 한국 사회에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사유의 부재를 통해 작동되는 의식 속에서 전체주의는, 혐오와 음모의 정치학을 확산시키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44
사유하기는 외로움과 고립감을 넘어서서 한 개인을 사유 주체(thinking subject)로, 판단 주체(judging subject)로 그리고 행동 주체(acting subject)로 자리 잡게 한다. 또한 정치적·종교적 선동에 의해서 집단화돼 움직이는 전체주의의 덫에 빠지지 않게 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44
한국어로는 "아는 것은 힘이다"로 알려진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명제는 "지식은 권력이다(knowledge is power)"로 번역해야 보다 분명한 의미를 전한다.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베이컨의 명제를 "권력은 지식이다(power is knowledge)"로 뒤집는다. 권력의 중심과 지식의 중심은 분리불가하다는 푸코의 통찰은 언론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 성찰에 중요한 통찰을 준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46
권력과 지식은 분리불가하며 권력의 중심과 지식의 중심은 일치한다고 본 푸코의 분석은, 베이컨의 모토가 짚어내지 못하는 깊이와 복합성을 예리하게 드러낸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47
언론은 ‘다중적 보기 방식’으로 이 현실 세계의 현장들을 찾아내야 한다. 중심부만이 아니라 주변부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49
지속적인 비판적 성찰은 미디어 권력이 파괴적인 무기로 사용되는 위험을 방지해준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50
의학대학원, 신학대학원 그리고 법학대학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라는 것이다. 의학은 육체적 생명, 신학은 정신적 생명, 법학은 사회정치적 생명을 다룬다. 인간은 누구나 이 세 차원의 생명보호가 필요하다.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기에 이들 분야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대학에서 훈련을 받고 최소한의 성숙한 의식과 지식을 갖춘 사람이 되어 공부해야 한다. 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누구나 최소한 이 세 가지 존재방식에서 보호를 필요로 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52
정의는 ‘누구에게나’ 그리고 ‘어느 사건에나’ 공평하고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되어야 비로소 그 진정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선택적 정의는 정의의 이름을 빌린 ‘불의’일 뿐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55
인류 역사의 변화는 주류에 매몰되지 않고 생명보호를 우선적 책무로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에 의해서 가능했다. 이 소수들이야말로 보다 정의롭고 민주적인 한국을 만들기 위한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이들이다. 그들과 연대하고 더 나아가서 그들과 같은 ‘소수’가 되는 연습을 하는 것, 이것이 암담한 한국 사회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몸짓이리라.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57
"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열정적으로 궁금해할 뿐이다(I have no special talents. I am only passionately curious)."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58
배움이란 해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질문하기를 배우는 것이다. 현실 세계의 변화는 단순한 해답을 가져오는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져 왔다. 좋은 질문은 보다 풍성한 사유의 세계로 초대하는 초대장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60
《아름다운 질문들의 책(The Book of Beautiful Questions)》 그리고 《더 아름다운 질문(A More Beautiful Question)》이라는 책을 출판한 저널리스트 워렌 버거W. Berger는 왜 ‘올바른’ 질문이 중요한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올바른 답들에 굶주려 있다. 그러나 올바른 답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올바른 질문을 물어야만 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63
한국은 교육과 문화구조에서 물음표를 박탈하는 사회다. 비판적 물음을 묻는 것은 반항이나 불복종으로 간주되곤 한다. 우리가 넘어서야 할 벽이다. 물음 묻기가 삶의 방식인 저널리스트는 물론, 우리 모두 ‘좋은’ 질문하기를 부단하게 연습해야 한다. ‘좋은’ 질문이 부재한 개인이나 사회에서, 좋은 해답이나 새로운 변혁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65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고 사라지는 사람들, 기계처럼 계속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 대가를 치르는 이들이다. 우리의 편리함은 바로 이들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것이 정상적 일상이 되어 버린 한국 사회가 상실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익숙한 것으로부터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마치 외부인처럼 낯선 것으로 돌리는 의도적인 ‘낯설게 하기’가 필요하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68
기업에서 사망 등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법안이다. 노동자가 사망했을 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법인에는 5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 노동자가 다치거나 질병에 걸릴 경우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단, 5인 미만 사업장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72
인간을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극단적 이윤 추구와 편이성 추구는 택배 노동자나 배달 노동자 같은 사람들만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 아니다. 자연 생명도 서서히 죽음으로 내몰며 결국은 우리 모두의 삶을 파괴하게 되는 것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73
누군가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다가 불필요하면 처분하는 도구나 수단으로 사람을 간주하는 사회는 죽음의 그림자가 깃든 ‘수단의 나라’다. 사람을 수단으로만 취급하는 나라에서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삶의 조건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회 어디에선가 기계처럼 살아가도록 몰리는 사람들이 있을 때, 그 사회는 깊은 병에 걸리게 된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고유명사를 가진 대체 불가능한 인간이라는 인식이 확산할 때, 인간이 수단이 아닌 목적 자체가 되는 칸트의 ‘목적의 나라’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게 될 것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74
첫째, 진실과 사실이 아닌 왜곡된 정보를 고의로 조작하고 확산한다. 둘째, 사회의 공적 이득이나 공동선이 아니라,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기적 이득만을 생각한다. 셋째, 왜곡된 정보나 거짓의 정체가 밝혀져도 사과하거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 이들은 누구인가. 무엇인가.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77
언론의 막중한 책임은 바로 공동선을 지향하는 판단기준에 따라, 포괄적인 사실을 확보하여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양태의 데이터와 정보 중에서 어떤 사실을 선택하여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결정 과정은 특정 언론이 지닌 각기 다른 가치관을 반영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79
직업이 무엇이든, 어떠한 정황에서 살아가든 사람은 대부분 세 종류의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매니퓰레이터(manipulator), 매니저 그리고 리더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84
매니퓰레이터는 ‘반쪽 사실’을 가지고 ‘전체 사실’로 왜곡하고, 후에 진실과 사실이 드러나도 결코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는 법이 없다. 매니퓰레이터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권력에 대한 집착’과 ‘일그러진 인간성’이다. 매니퓰레이터의 역할을 하는 것은 개인만이 아니다. 특정한 사회, 종교, 정치집단, 또는 특정한 미디어도 매니퓰레이터의 역할을 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85
‘매니저’는 누구인가. 매니저의 역할을 하는 사람은 현재 현상에 대하여 아무런 비판적 물음을 묻지 않는다. 매니저의 주요 기능은 현상 유지다. 물론 한 공동체, 집단 또는 사회에서 이러한 매니저 같은 역할은 필요하다. 현상을 유지해야 하는 차원이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86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리더’는 재개념화된 리더다. 흔히 생각하듯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이가 아니다. 리더란 학력의 고하 또는 권력의 유무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87
첫째, 이중적 보기 방식(double mode of seeing)을 지니고 있다. 권력의 중심부만이 아니라, 주변부에 있는 이들까지 동시적으로 본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87
둘째, 리더란 관계가 깨어지고 왜곡될 때, 사실과 진실을 토대로 그 관계를 올바르게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87
셋째, 리더의 가장 중요한 지표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귀한 존재라는 것, 그리고 그 누구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정의에의 예민성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88
넷째, 리더는 현재만이 아니라 늘 미래를 늘 기억하는 이다. ‘미래를 기억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보다 나은 관계, 지금보다 나은 공동체, 지금보다 나은 사회를 생각하면서 그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억을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이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88
다섯째, 진정한 리더는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주변 사람들이 그 목표를 추구하고자 에너지를 가지도록 ‘설득의 예술’을 실행하는 사람이다. 진정한 리더로 이미 정해진 사람은 없다. 리더란 끊임없는 비판적 성찰, 자기 학습 그리고 타자들과 열린 대화를 하면서 리더로서 만들어지는(becoming) 존재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88
그런데 한 개인에 대한 미화나 폄하는 그 기능에 있어서 동일하다. 각 개인이 지닌 실제의 모습이나 개별성(singularity)을 보지 않으며, 개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이질성(heterogeneity)을 외면하고 부정적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어르신’은 개성 있는 ‘단수적 존재’로서의 고유성을 상실한 존재다. 나이집단에 따른 표지에 제한된 ‘복수(複數)적 존재’일 뿐이다. 한 인간을 개별적 존재로 보지 않게 하는 그 장치 자체가, 바로 한 존재에 대한 폄하의 정치다. - <질문 빈곤 사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0204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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