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희야말로 누구보다도 동물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했지만 동물들은 살아갈 수 없다. 이미 인간만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행성에서는. 죽음을 코앞에 둔 시점, 좁은 마방에서 부위별로 나뉘어 팔릴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투데이에게, 이 행성은 존재 자체가 지옥임이 분명해 보였다. - <천 개의 파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6644 - P236

한 해 1만여 마리 정도의 동물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을 감았다. 인간도 살기 비좁은 땅이라는 이유로 동물들이 사라져야 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생태계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 모두가 입을 모아 동물의 생존권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중 대부분의 인간들이 여전히 개 공장에서 태어나 펫숍으로 팔려 온 강아지를 구매했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고양이를 발로 찼다. 털이 뭉친 노견은 너무 못생겼다 느꼈으며 갓 태어나 젖도 떼지 못한 개만이 가족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했다. 고양이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 없이 집에 들였다가 털이 너무 많이 빠지거나 아이가 생겼다는 이유로 유기했고 같은 케이지 안에 넣어 서로 죽이는 햄스터를 징그럽다는 눈으로 바라보았으며 수온과 염분을 맞추지 못해 떼죽음당한 열대어를 변기통에 흘려보냈다. 새를 위해 새장을 하늘이 보이는 베란다에 놓았고 그해에 유행했던 동물들은 반짝 개체수를 늘렸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가축이 된 짐승과 인간과 친한 몇몇의 동물들 빼고 모든 동물들은 몇 세기 안에 사라질 것이다. 소리 소문 없이. - <천 개의 파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6644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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