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렌까, 문학이란 정말 좋은 것이더군요. 정말 굉장해요. 저는 그것을 그저께 그들 모임에 참여하면서 깨달았습니다. 문학이란 정말 심오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만들기도 하고 교훈을 주기도 하고, 그리고 또 저기…… 아무튼 문학 속에는 그런 다양한 이야기가 씌어 있어요. 정말 훌륭합니다! 문학은 그림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의미에선 그림 같고 또 거울 같기도 합니다. 욕망에 대한 표현, 신랄한 비평, 가르침을 주는 교훈들, 방대한 자료가 그 안에 들어 있어요. 이건 모두 모임에서 주워들은 말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들 사이에 끼여 작품을 듣고 있노라면 말이죠(그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입에 파이프를 뭅니다), 거기 모인 사람들이 어찌나 언성을 높이며 다양한 소재에 대해서 따지고 드는지 저는 저도 모르게 제가 얼마나 못난 사람인지 인정하게 되고 맙니다. 그런 면에서는 당신이나 저나 인정할 것은 깨끗이 인정해야 하겠죠. 저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바보같이 앉아 있을 뿐입니다. 제가 너무 창피스럽습니다. 공동의 화제에 한마디라도 끼여 보려고 저녁 내내 할 말을 궁리하지만, 말 한마디 찾기가 어쩌면 그렇게도 어려운지요! 바렌까, 그러다 문득 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제 스스로가 불쌍해집니다. 속담에도 있듯이 몸만 자랐지 지혜는 얻지 못한 거예요.
가난한 사람들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석영중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07 - P163
어쩌면 당신은 낯선 사람들이라는 게 뭔지 아직 모르는가 보군요, 그래요? 그러지 말고 저한테 한번 물어보십시오. 낯선 사람이 뭔지 제가 말씀드리지요. 낯선 사람의 빵을 먹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 그것을 압니다,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바렌까, 낯선 사람은 사악합니다. 흉측하다고요. 너무나 사악해서 당신의 연약한 심장은 배겨 내지도 못할 겁니다. 질책과 비난과 섬뜩한 눈초리로 당신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말 겁니다.
가난한 사람들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석영중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07 - P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