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진실이 지나치게 높은 정서적, 지적, 금전적 대가를 요구할 때 사람들은 부정론으로 기울기 쉽다. 〈어떤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 덕분에 봉급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 그 사실을 이해시키기란 어렵다.〉 업튼 싱클레어의 유명한 말이다.36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33

환경 위기가 심각해지면 정상 기후를 복원한다는 명목하에 권위주의 세력이 권력을 장악할지 모른다는, 이른바 〈그린 파시즘green fascism〉에 대한 공포감이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우파 이데올로그들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정부 개입이 시행되지 않고서는 급속한 온실가스 감축이 이루어질 수 없고, 따라서 재앙의 시나리오는 현실화될 것이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54

이제껏 걸어온 경로를 그대로 따라간다면, 우리 손에는 거대한 기업의 힘과 군사력, 그리고 거대한 공학에 의지하는 기후 대응책만이 남게 될 것이고, 결국 세계는 「매드 맥스Mad Max」부터 「칠드런 오브 맨The Children of Men」, 「헝거 게임The Hunger Games」, 「엘리시움Elysium」에 이르기까지, 지옥 같은 미래를 묘사하는 영화와 소설에서처럼 거대한 권력을 거머쥔 소수의 승자와 무수히 많은 패자의 무리로 양분되고 말 것이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66

하지만 사회 운동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지배적인 가치관을 고정불변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삶의 다른 방식을 제공하고, 문화적 세계관을 놓고 벌이는 결전에서 승리를 일궈 나가기 위해서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70

또한 대다수 지구인들이 공감하는 세계관, 〈인간은 자연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임을 드러내는 세계관, 더 바람직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집단행동은 사악한 것이 아니며 상호 협동을 통한 공동 대응은 인간이 이룩한 최고의 성과임을 증명하는 세계관, 탐욕은 원칙과 사례를 통해서 길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계관, 풍요 속의 빈곤은 불합리하다고 이야기하는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70

이들의 세계관(탐욕이 우리 세계를 인도하는 가치라 여기고, 밀턴 프리드먼의 말마따나 〈남의 돈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건 심각한 오판〉이라고 보는 세계관)은 최근 40년 동안 우리 세계를 대폭 개조하여 거의 모든 대항 세력을 압살해 왔다.68 극단적인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는 세계은행과 국제 통화 기금이 까다로운 조건을 달아 제공해 온 융자금 정책 속에 각인되었고, 수출 주도 발전 모델을 개발하여 개발 도상국들을 자유 무역 지대로 이끌었으며, 수많은 무역 협약서에 성문화되었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73

신자유주의의 비관주의는 우리를 고립시켰고, 우리는 스스로를 구제할 능력이 없을 뿐 아니라 본질적으로 〈구제할 가치도 없는〉 존재라는 믿음을 심어 놓았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74

실제로 우리 인간은 자기만족에 대한 욕구와 탐욕뿐 아니라 깊은 공감과 동정심과 연대감을 지닌 모순덩어리의 존재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74

우리가 기후 운동에 결집하지 못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기후 행동에 나서려면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경제 패러다임(탈규제 자본주의와 공적 개입의 축소)과 서구 문화가 근간으로 삼고 있는 주장(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독립된 별개의 존재이고 자연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주장),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정체성을 형성하고 공동체를 규정짓는 다양한 활동(물건 사기, 생활하기, 더 많은 물건 사기)에 직접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기후 행동은 또한 세계적인 부와 권력을 거머쥔 산업의 붕괴를 주도한다. 인간이 스스로의 멸종을 막고자 한다면, 석유 및 가스 산업은 지금과 같은 형태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요컨대 우리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정치적`심리적`문화적 족쇄에 매여 있기 때문이다. 이 족쇄를 부술 힘을 가지려면 우리는 우선 이 족쇄의 정체를 정확히 꿰뚫어 보아야 한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77

거의 모든 자유 무역 협정들이 〈자국민 대우national treatment〉라는 원칙을 핵심 조항에 넣고 있기 때문이다. 이 원칙은 각국 정부가 자국에서 생산되는 상품과 외국의 회사가 생산한 상품 사이에 차별을 두지 않도록 규정하는 내용이다. 사실 국내 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은 위법적인 〈차별〉 행위이며, 이러한 근거는 1990년대의 자유 무역 전쟁에 불을 붙인 기폭제이기도 하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92

이런 주장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자유 시장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화석 연료 기업들은 적게는 연간 7,750억 달러에서 많게는 1조 달러에 이르는 보조금을 받으면서, 모든 지구인이 공유하는 대기를 무상 쓰레기 처리장으로 이용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기후 변화의 경제학에 대한 스턴 보고서Stern Review on the Economics of Climate Change」는 이러한 현실을 〈역사상 최대의 시장 실패〉라고 표현했다. 대기의 무상 사용이야말로 진짜 시장 왜곡이다. 대기를 훔쳐 쓰는 행위야말로 진짜 보조금이다.13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93

발전 경제학자이자 무역 및 기후 전문가로 세계 무역 기구를 지지하는 에런 코스비는 국내 고용을 창출한다는 약속이 재생 에너지 프로그램의 정치적 성공에 긴요한 열쇠가 된다고 지적한다. 〈각국 정부가 친환경 사업을 지원할 때는 대개 고용 창출 측면을 강조한다. 하지만 친환경 사업에 보조금이나 투자 혜택을 제공한다는 요건은 세계 무역 기구가 제정한 의무 규정에 위배된다.〉16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95

세계 무역 기구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한 거의 모든 정책〉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대중의 반응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 같으면 대단한 반발이 일어났을 것이다. 무역 분야에서 전투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세계 무역 기구만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쌍무적, 지역별 자유 무역과 투자 협정 역시 이런 무기로 쓰일 수 있다.18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97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이렇게 표현한다. 〈미련한 법률가들이 기후 문제를 제대로 파악할 생각은 않은 채 이것저것 끌어모아 만든 법률로 지구를 구하기 위한 활동의 발목을 잡도록 그냥 내버려 둘 것인가?〉 20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99

탄소 배출량을 안전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적극 추진해야 할 여러 가지 기후 행동은 신자유주의 시대의 세 가지 버팀목인 공공 부문의 민영화,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소득세 및 법인세 인하와 공공 지출의 삭감과 결코 양립할 수 없다. 이 세 가지 버팀목으로 이루어진 이데올로기 장벽은 수십 년째 기후 변화에 대한 모든 대응을 봉쇄해 오고 있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200

기후 운동이 탄생한 날을 굳이 꼽아야 한다면, 암흑 속에 묻혀 있던 기후 문제가 대중의 의식에 깊이 각인된 1988년 6월 23일을 들지 않을 수 없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201

많은 원시 공동체들은 땅을 어머니로, 즉 다산과 풍작을 통해 인간에게 생명을 주는 기증자로 여겼다. 그들은 자연(흙과 숲, 바다)을 신이라 여겼고, 인간은 자연에 종속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대교와 기독교 전통은 근본적으로 이질적인 개념을 도입했다. 땅은 유일신의 창조물이었다. 신은 땅을 만들고 나서 땅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자식을 낳고 번성하라. 온 땅에 퍼져서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를 돌아다니는 모든 짐승을 지배하라!〉고 명령했다. 〈지배〉라는 개념은 자연을 편리한 도구로 사용하라는 권유로 해석될 수 있었다.25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204

이처럼 급속한 변화가 진행되는 동안, 기후 협상과 무역 협상은 마치 평행선을 그리듯 비슷한 속도로 진행되어 2~3년 사이에 각 분야에서 중요한 협의에 도달했다. 1992년 각국 정부는 리우에서 열린 제1차 UN 지구 정상 회의에 참석하여 향후 기후 협상의 토대가 될 〈UN 기후 변화 협약UNFCCC〉에 서명했다. 같은 해 북미 자유 무역 협정이 체결되어 2년 뒤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1994년에는 세계 무역을 관장하게 될 기구 설립에 대한 협상이 타결되었고, 그 이듬해 세계 무역 기구가 탄생했다. 1997년, 최초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교토 의정서〉가 채택되었다. 2001년에는 중국이 세계 무역 기구의 정회원으로 가입하면서 1980년대에 시작된 무역 및 투자 자유화의 흐름은 최고조를 맞았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208

1992년 리우 지구 정상 회의에서 채택된 UN 기후 변화 협약은 〈기후 변화를 저지하는 방안으로 채택된 모든 수단은 (……) 국제 무역에 대한 제약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교토 의정서에도 비슷한 표현이 들어가 있다). 호주의 정치학자 로빈 에커슬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 시점은) 기후 관련 규정과 무역 관련 규정의 상관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 기후 협상 대표들은 기후 보호를 위한 규정에 순응하는 방향으로 국제 무역 규정을 재조정할 것을 촉구하기는커녕 (……) 무역 자유화와 세계화 경제의 팽창, 무역 활동을 기후 정책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서고 있었다.〉 이런 제약이 존재하는 한, 기후 협상 과정에서 현지 조달 원칙에 근거한 재생 에너지 프로그램이나 고탄소 경로로 생산된 상품에 대한 무역 제재 조치 등 국제적인 조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과감한 〈무역 제한〉 정책들은 고려 대상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28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211

산업형 농업이 확산되면서, 수입 농산물과 국산 농산물의 이동 거리를 비교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는 〈푸드 마일food miles〉 논의는 위축되었고, 탄소 배출량이 높은 에너지 집약적 산업형 농업 모델을 세계 각지로 전파하는 무역 시스템이 확립되었다. 이 시스템 덕분에 몬산토, 카길Cargill 등 농산물 기업들은 입맛에 맞는 정책(규제받지 않는 시장 진입, 공격적인 특허 보호, 막대한 정부 보조금의 유지 등)을 보장받을 수 있었고, 이는 결국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19~29퍼센트가 세계적인 식품 생산 및 공급 시스템에서 비롯하는 현실로 이어졌다. 한 인터뷰에서 슈리브먼은 〈무역 정책과 무역 규정은 식품 생산 및 공급 시스템의 구조에 영향을 미쳐 오히려 기후 변화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역설했다.31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213

산업 혁명 초기부터 오염과 노동력 착취는 정비례 관계를 유지해 왔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222

최근 들어 만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물자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정책(프랑스 학자들의 표현에 따르면 〈선택적 역성장selective degrowth〉)[15]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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