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고, 시간에 쫓기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생각날 때면 인간은 정말로 멍청한 결정을 내리는 성향이 있다. 빨리 결정하고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다급함에 쫓기다 보면 분석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1981년 나칼라에서 나는 여러 날 동안 질병을 주의 깊게 조사하면서 도로 폐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단 1분도 생각하지 않았다. 다급하고, 겁나고, 유행병의 위험성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깊이 생각하는 능력이 차단되고, 급하게 조치를 취하다 그만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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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충분한 정보로 빠르게 결정하고 행동하는 사람의 후손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다급함 본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디선가 자동차가 느닷없이 나타나면 피해야 한다. 하지만 즉각적 위험은 거의 사라지고 좀 더 복잡하고 대개는 좀 더 추상적 문제를 마주하는 요즘, 다급함 본능은 주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본능은 스트레스를 주고, 다른 본능을 확대해 억제하기 힘들게 만들고, 분석적 사고를 가로막고, 너무 빨리 결심하도록 유혹하고, 충분한 고민을 거치지 않은 극적인 행동을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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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래는 항상 어느 정도는 불확실하다. 미래를 이야기할 때는 늘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그 정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가장 극적 추정치를 골라 최악의 시나리오를 확실하다는 듯 제시해서는 안 된다. 곧 들통 날 테니까! 최선의 가능성과 최악의 가능성이 있을 때 예상은 그 중간 정도로 하고, 여러 가능성의 범위를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 근삿값을 제시할 때는 우리에게 불리한 쪽을 제시하는 게 좋다. 그래야 우리의 평판을 지키고, 우리 말을 무시할 빌미를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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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실에서 라이베리아 사람은 생활 습관을 바꾸는 데 성공해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모두 없앴다. 악수도 하지 않고, 포옹도 하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상점, 공공건물, 구급차, 병원, 시신을 묻는 장소, 그리고 다른 모든 곳에 내려진 엄격한 위생 지침을 철저히 지켰다. 그 결과 이미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전략은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올라가 내게 관련 곡선을 보내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다. 우리는 긍정적 효과를 축하했고, 사람들은 이제 자기가 하는 일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더 열심히 일했다. (435/614p)

내가 가장 우려하는 다섯 가지는 전 세계를 휩쓰는 유행병, 금융 위기, 세계대전, 기후변화, 극도의 빈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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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제 공동체가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1단계 10억 인구의 전기 사용을 막는다면 그런 연대를 바랄 수 없다. 지금까지는 가장 부유한 나라들이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이니 다른 나라를 압박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자신부터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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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가능성 옹호론자다. 다음 세대는 매우 긴 계주 경기의 마지막 주자와 같다. 극도의 빈곤을 끝내는 경기는 1800년에 출발 총성이 울린 긴 마라톤이다. 다음 세대에게는 이 일을 마무리할 둘도 없는 기회가 주어졌다. 바통을 건네받고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팔을 치켜들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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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충실성은 지금 그 결정이 다급하게 느껴진다는 걸 알아보는 것이고, 다급히 결정해야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다급함 본능을 억제하려면 하나씩 차근차근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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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겸손과 호기심을 가르쳐야 한다. 여기서 겸손이란 본능으로 사실을 올바르게 파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것이고, 지식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다. 아울러 "모른다"고 말하는 걸 꺼리지 않는 것이자,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을 때 기존 의견을 기꺼이 바꾸는 것이다. 겸손하면 모든 것에 대해 내 견해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없고, 항상 내 견해를 옹호할 준비를 해야 할 필요도 없어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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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란 새로운 정보를 마다하지 않고 적극 받아들이는 자세를 말한다. 아울러 내 세계관에 맞지 않는 사실을 끌어안고 그것이 내포한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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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독감 크로스비Crosby는 《인류 최대의 재앙, 1918년 인플루엔자 America’s Forgotten Pandemic》(1989)에서, 스페인 독감으로 5000만 명이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Johnson and Mueller(2002)와 CDC[1]에서 추정치를 확인할 수 있다. 1918년의 세계 인구가 18억 4000만 명이었으니 스페인 독감이 전체 인구의 2.7%를 쓸어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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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규정된 화합물 데이터베이스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CAS는 다르게 본다. CAS는 1억 3200만 개의 유기화학물질과 합성화학물질과 그 특성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따르면 독성은 그 화합물을 생산하는 주체와 관련이 없다. 예를 들어, 자연에서 생성되는 코브라 독소(CAS 등록번호: 12584-83-7)는 신경계를 마비시켜 숨을 쉴 수 없게 만든다. gapm.io/tind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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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은 왜 비행기를 타지 않는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스웨덴은 덴마크에서 난민을 몰래 입국시킨 사람들의 배를 압수하지 않았다. BBC 다큐멘터리 <덴마크 유대인은 어떻게 홀로코스트를 탈출했나How the Danish Jews Escaped the Holocaust> 를 보라. Goldberger(1987)에 따르면, 그런 선박 덕에 덴마크 유대인 7,220명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오늘날 EU Council[1] Directive 2002/90/EC는 ‘밀입국 알선자smuggler’를 불법 이민을 도와준 사람으로 정의하고, EU Council[2]이 정한 법에서는 "범법 행위에 이용한 운송 수단은 압수"를 허용한다. 반면 제네바 협약은 이들 난민 상당수에게 망명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UNHCR 참고). gapm.io/p16, gapm.io/tpref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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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니면 절대 안 돼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가 쓴 《설득의 심리학 Influence》(2001)에서 흔한 영업 기술에 속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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