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사람들은 조금씩 변해갔다.
이젠 누군가 노래를 불러도 돌을 던지지 않았다. 흥얼거리는 이들마저 있었다.
벽에 그림을 그려도 화를 내지 않았다. 몇몇 사람들은 이곳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눈 감고도 그려낼 수 있도록 벽에다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몇몇 사람들은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이곳의 이야기를 써내었다. 또 하루 종일 사람들을 외웠다. 자기 전에도 외우고 꿈속에서도 외웠다. 또한 그들은 사명감을 가졌다. 꼭 살아남아서, 우리들 중 누군가는 꼭 살아남아서 이곳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졌다.
여전히 사람들은 죽어나갔고, 여전히 사람들은 배가 고팠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회색이 아니었다.
아무리 돌가루가 날리고 묻어도, 사람들은 회색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