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로 해외 출장이 종종 있다. 작가와 같이 이코노미석에서 먹든 자든 영화를 보든 좁은 공간에서 비교적 긴 시간을 보내곤 한다. 가끔은 영화도 볼 수 없을때 준비해 간 책을 펼쳐본다. 이 좁은 기내에서 나만의 세계가 펼쳐진다.
대개의 경우 내게 독서는 12시간 동안의 비행과 같은 지루한시간을 이겨내는 좋은 취미 생활이지만, 때로는 오히려 나를 자유롭게해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자유는 남들이 바라보는 세계에 대한이해에서 비롯한다. 더 많은 사람의 관점에서 이 세상을 바라볼 수있을 때, 나는 더욱더 자유로워진다. 그런 점에서 나는 모든 사람이되고 싶지만, 그게 가능할 리가 없다. 그래서 세상에는 이토록 많은 책이있는 게 아닐까? 원한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라도 될 수 있다. 이 자유를만끽하고 싶다. P75, <언젠가, 아마도> (김연수 여행산문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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