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선영 옮김 / 새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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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리뷰어스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받았습니다]


작년 고전 작품들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을 때 전자책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처음 만났었다. 그 때 그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만난게 거의 처음이라서 얼마나 충격적인지!! 그리고 얼마나 비극적인지 ㅠㅠ 주인공들의 비참한 가난한 삶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그리고 작가님은 글을 얼마나 잘 쓰셨는지!! 도스토옙스키님의 데뷔작이 이고 20대에 쓴 작품이라는데 너무 잘써서 천재는 다르구나! 하면서 감탄했었음.



이 작품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편지로 구성되어있다. 위 내용은 맨 처음 남자가 여자에게 보낸 편지인데 얼마나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지!! 두 젊은 남녀가 폭 빠져서 서로에게 미쳐있는것 같은 상황인거만 같다. 내 비둘기, 내 친근한 사람, 천사님 등등 상대방에게 애칭이 얼마나 달달한지 혀가 얼얼할것 같은 강도임 ^^;; ㅋㅋㅋㅋ 근데 더 작품에 들어가보면 이 남자는 여자의 먼 친척이고 거의 아버지뻘 되는 사람이다. 바렌카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여의어서 보호자가 필요한데 이 마카르가 그녀의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된것. 마카르는 오랫동안 혼자 살아와서인지 자신이 사랑해야할 대상이 생기자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그녀를 사랑한다. 그 사랑이 얼마나 불타는 지 아버지 같은 사랑이라고 하기엔 정말 도가 지나침!!



마카르가 본인도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자신을 너무 사랑해서 자신에게 다 갖다주는걸 알고 있는 바렌카. 매번 자기를 위해 돈 쓰지 말라고 말은 하지만 극장에 가자는 마카르 제안에 자신이 생각하는 의상 괜찮겠냐며 설레는 모습을 보인다. 아직 어린 아가씨 바렌카의 마음이 너무나 이해 됨 ㅠㅠ 한참 꾸미고 싶고 예뻐보이고 싶고 재밌는것도 하고 싶은데, 누군가에게 이렇게 사랑받는것도 너무 좋은데 상대방이 너무 가난해서 미안하고, 하지만 자신의 욕구를 완전히 포기는 못하겠고... ㅠㅠ 얼마나 안쓰러운지....



위 내용은 마카르가 바렌카가 빌려준 고골의 <외투>를 읽고 나서 그 글에 대한 소감인데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내가 <외투>의 작품을 몰라서 그의 소감에 공감을 할수 없었다. 그런데 몇 달전에 고골의 <외투>를 읽었어서 이 내용이 무슨 말인지 알겠고 마카르가 이렇게 흥분하는 이유를 이해하니 훨씬 몰입되고 재밌으면서도 넘 안타까움 ㅠㅠ

나도 <외투>를 보면서 도스토옙스키가 이 작품을 보고 <가난한 사람들>을 썼구나 생각이 날 정도로 많은 부분이 닮았다. 이 작품이 좋았다면 <외투>도 추천!

이 <가난한 사람들>엔 푸시킨 <벨킨이야기>와 <역참지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것도 얼마나전에 봤던 이야기라서 반가웠고 특히 <역참지기>의 주인공을 보며 자신도 완전히 공감했다는 평을 하는데 그런 맥락들을 이해할수 있어서 넘 좋았다. 열심히 고전 읽는 보람을 요런데서 느끼는 구먼 ㅋㅋㅋ




이 시대의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얼마나 폐부를 찌르는지.... ㅠㅠ

가난한 사람은 전부 까발려져야 되요.

감춰야 할게 있어서도 안되고

자존심 같은 것도 절대 안 되지요!

......

그들은 그녀에게 자신의 돈을

거저 주는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아니올시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을

구경하는 대가로 지불한 거예요.

가난한 사람은 한 인격체가 아니라 동물같이 구경거리로 본다는게 너무너무 아프고 끔찍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런 시선은 이 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게 사실.... 이 본질적인 부분을 너무 정확하게 표현해서 이 부분을 읽을 땐 정말 소름이 돋았다.

서로밖에 없었던 두 사람은 가까이 지내면서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두 사람은 너무나 가난했다. 결국 아직 젊은 아가씨였던 바렌카는 부잣집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남자는 결혼식도 대충하려고 하고 본격적으로 같이 살기도 전에 바렌카에게 돈을 많이쓰네 어쩌네 하면서 바렌카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이 남자는 남들에게 보여줄만한 반반한 아내를 원할 뿐, 그녀에 대해 어떤 애정도 없다. 결혼전에 이미 이 모든것을 알지만 바렌카는 정말 살기 위해 그와 결혼을 하며 그 곳을 떠나고 마카르에게 작별을 하고 그녀의 불행할것이 뻔한 결혼생활에 가지말라는 슬픔 가득한 마카르의 편지로 작품은 마무리 된다.

처음엔 이 가난한 자들의 비극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 부분만 기억에 남았는데 다시 보니 두 주인공의 상황과 정말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가 눈에 보여서 더 풍성하게 감상할수 있었다. 특히 막판으로 상황이 악화 될 수록 서로 애칭만 너무 스윗하고 내용은 눈 뜨고 보기 힘들 비참함 그 자체여서 그 괴리감이 우스꽝스럽게까지 느껴졌다. 그래서 더 강렬하게 남는 듯함....

정말 고전은 볼때 마다 새로운 것을 배울수 있는 것 같다.

짧지만 강렬하고 깊은 생각을 안겨주는 도스토엡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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