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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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에서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컬처블룸 서평단을 하면서 참 좋은 점은 평소엔 전혀 보지 않았던 장르들의 책들을 다양하게 볼수 있다는 점이다. 고전 매니아라서 그런 쪽 책만 몇년을 파다가 서평단 활동 이후 얼마나 독서폭이 넓어졌는지 모르겠다~ ㅎㅎㅎ

덕분에 다양한 관점들도 생기고 새로운 세상들도 접하게 되서 너무너무 감사하다 ^^

이번에는 아주 오랫만에 도전한 최근에 나오 따끈한 소설 <우주를 삼킨 소년>을 읽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은 책 디자인이 너무 예쁨~~~ 달도 소년도 새도 뒤에 숲도 그리고 환상적인 색감도... 네버랜드가 같은 꿈의 나라, 미지의 세계를 여행할 것 같은 느낌이라 달달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큰 기대감을 주었다. 그래서 받자마자 기분 좋게 달려들었는데.... 첫 인상은 웁스!!! ^^;;; ㅋㅋㅋㅋㅋ

오스트레일리아 80년대 십대 소년 엘리 벨의 이야기인데 너무 거칠어서 깜놀!!! ㅋㅋㅋㅋㅋㅋ 부모는 마약 거래를 하고 한살 많은 형은 어릴 때의 충격 때문에 말을 안하고 주말에는 살인자로 악명이 드높은 탈옥수 슬림 할아버지가 엘리의 베이비시터로 곁에 있는다. 할아버지는 같이 있으면서 거칠고 더럽고 추한 세상의 이야기를 갓 십대된 엘리가 다 이해할거라 생각한다며 아무 필터링 없이 다 얘기해줌 ^^;;;; 잘못된 가치관을 배울까봐 티비 조차 골라서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내게는 정말 충격적인 설정이었다 ㅎㅎㅎ

마약거래에 얽히고 아이들을 보호하지 않는 양육 분위기 때문에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던지!!!!! 이 책이 페이지가 거의 700페이지가 가까워서 두께에 겁을 먹었었는데 푹 빠져서 한번 읽기 시작하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정말 몰입감이 장난 아님! 다 읽고 나서 이거 영화 나올거 같다며 혼자 흥분했음 ㅎㅎㅎㅎ읽는데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장면이 그려지고 팽팽한 긴장감이 조여드는 걸 느끼며 읽었다. 방금 다 읽어서 아직도 흥분이 가시질 않음 ㅋㅋㅋㅋㅋㅋ

스토리 자체도 재미있는데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것도 참 좋았다.



전설의 탈옥수 슬림 할아버지가 엘리에게 전해주는 이야기중에 와닿는 부분들이 좀 있었는데 시간에게 당하기 전에 시간을 해치워버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쉬지않고 변함없이 흘러가는 시간에게 속절없이 무력하게 당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마음만 먹으면 그 시간을 느리게도 했다고 빨리 보낼수도 있고 해치워버릴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간을 빨리 보내고 싶을 때는 종일 열심히 살수 밖에 없도록 가능성이 충분한 목표들(성과들)을 잔뜩 정해놓고 바쁘게 살다보면 시간이 어느 새 후딱 지나가고, 종일 일한 탓에 너무 피곤한 나머지 눕자마자 잠에 든다는 것이다. 반대로 시간을 천천히 가게도 만들수 있는데 몸의 감각들을 모두 사용하여 그 순간과 그 상황을 세세한 것들을 놓치지 않으면 그 시간이 영원한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참 와닿았는데 실제로 엘리와 형 오거스트가 나중에 슬림할아버지의 말들을 계속 기억해서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해 원하는 계획들을 해내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무척 인상적이다. 나 역시도 무언가를 하기 위해 몰입해서 지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내는데 그 상황 자체를 만끽하려고하면 꽤 오랫동안 머물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특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때 그런 느낌을 더 생생히 느끼는 것 같다.


엘리는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주변사람들을 보면서 진짜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갖고 그 생각을 슬림할아버지와 나눈다. 할아버지가 처음에 잘 대답해주지 못했지만 나중에 엘리에게 명확히 알려준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선택이고 그게 다라고. 하... 정말 이 부분이 마음에 훅! ㅠㅠ

우리는 주변과 상황과 감정에 영향을 많이 받고 그것을 탓하지만 결국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은 나의 의지, 나의 선택인것이다. 그것이 선악을 가르는 기준인 것이다. 다른 이유를 대며 탓하는 사람들도 결국 그러한 핑계는 자기 기만인것을 인정할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온전히 내 책임인것을 잊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암!

평소 고전소설 위주로 읽다보니 내가 주로 봤던건 영국, 프랑스, 미국 배경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이런 거친 오스트레일리아의 밑바닥 세상은 처음 경험했는데 좀 새로운 분위기였다. 그러면서도 꿈과 환상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을 인식하는 것 내용들도 계속 나오는데 무척 신비스럽고 매력적이다. 이런 내용이 아이들이 주인공이되는 작품이라 더 아름답고 설득력있게 느껴졌다.

범죄 소설의 긴장감과 쫄리는 맛도 있는데 무겁지만은 않고 순수함과 환상적인 분위기까지 함께 있는 작품이다.

이런 매력적인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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