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출판사에서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사르트르가 쓴 소설이고 사르트르의 철학이 잘 녹아져 있다는 소개에 컬처블룸 서평단에 신청하여 읽게 되었다.
나는 유일신을 믿는 사람이라서 무신론자들의 생각을 잘 모른다. 나에게 있어 이 세상을 사는 이유는 신의 인도하심과 그 분이 주신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신념이 없는 사람들은 어떤 방향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작년에 만난 내 생의 최고의 책 <레 미제라블>의 작가가 빅토르 위고여서 프랑스에 대한 호기심도 더 생겼는데 프랑스 철학자인 사르트르의 생각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다. 다 읽고 난 후 느낌은 카뮈의 <이방인>처럼 엄청 허무할줄 알았는데 이 작품은 허무로 끝나지 않고 나름 희망적으로 마무리 된것 같아 무척 신선했다! ㅎㅎ
이 책의 주인공은 앙투안 로캉탱이라는 사람인데 프랑스 항구도시인 부빌이라는 곳에서 롤르봉 후작에 대한 역사책을 쓰고 있는 기간 동안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젊었을 때는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나름 열심히 열정을 가지고 지냈듯 하다. 그러던 중 안니라는 여자를 만나 깊은 사랑에 빠지는데 그녀와 4년전에 헤어졌다. 하지만 아직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자신 안에 혼란이 닥쳐왔을 때 그녀를 그리워하며 같이 대화하고 싶어한다.
그는 어느날 돌맹이를 주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구토증을 강하게 느꼈다. 그 구토하고 싶은 느낌이 그때 끝난 것이 아니라 돌발적으로 자주 그를 찾아오면서 무척 혼란스러워한다. 그 느낌은 사람인 자신만 느끼는게 아니라 광물인 돌맹이도 느끼고 있는것처럼 인식되면서 느껴지는 혼란과 역겨움인듯하다. 앙투안의 혼란스러움을 보면 그는 술을 진탕 먹고 몸을 못 가누는 사람처럼 어질어질하고 또렷한 생각을 할수 없는것처럼 보인다. 그가 사람들을 볼때는 별로라고 느끼는 사람은 별로라서 별로이고 그럴듯해 보이는 사람들은 그들이 허락도 안되있는 권리를 누리고 있다며 그리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앙투안은 그들의 눈 감은 얼굴을 볼 때면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는 죽음을 느낀다. 하지만 그는 죽음을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적어도 그가 느끼기엔.
앙투안에게 존재는 자신뿐 아니라 주변 모든것에게도 해당되는데 그 존재의 상태를 항상 느끼는것도 아니다. 갑자기 강렬히 느꼈졌다가 사그라지듯이 느낌. 그 존재들이 강렬한데 다 쓸데 없다. 죽는것도 쓸데 없다. 그래서 그냥 살고 있기 때문에 그냥 살고 있는 것이다.
모든것은 우연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우연성은 절대적이다. 우연인데 절대적이라는 말이 넘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