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의 사라진 작품들 - 팔리거나 도난당하거나 파괴된 그래피티 51
윌 엘즈워스-존스 지음, 서경주 옮김 / 미술문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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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단순히 예술 작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팔리거나 도난당하거나 파괴된 그래피티 51점의 이야기를 통해 예술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뱅크시의 그래피티가 겪는 운명의 아이러니였다. 원래 대중에게 열려 있던 거리 예술이, 작품으로 인정받는 순간 소유의 대상이 되면서 본래의 의미와 공간성을 잃어버린다는 점이다. 이는 예술이 '소유'되는 순간 그것이 가진 자유와 메시지가 함께 소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뱅크시의 작품들이 훼손되고, 도난당하고, 파괴되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예술의 영속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접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 작품의 소실을 넘어서, 예술의 소비와 보호를 둘러싼 사회적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뱅크시가 개인적 메시지를 넘어서 사회적 비판, 풍자, 저항을 예술에 담아왔다는 점을 새삼 실감했다. 작품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은 예술의 기억과 질문이다. '예술은 누구의 것인가?', '예술의 가치란 무엇인가?'

사라진 작품들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기록하는 저자의 작업을 통해, 예술의 일회성과 그 순간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예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질지라도, 그 맥락과 이야기는 기억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된다.

작품의 '흔적'도 소중함을 강조한다. 이는 예술이 단순히 물리적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도 살아 숨쉬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술의 본질은 형태의 영속성이 아닌, 사회와 인간에게 남기는 영향과 질문에 있다"는 작가의 근본적 문제의식을 읽을 수 있었다. 이는 뱅크시의 작품들이 물리적으로는 사라졌을지라도, 그들이 제기한 질문과 메시지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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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는 삶을 위해 비움을 시작합니다 - 비우고 채우고 균형 잡아 완성한 3인 3색 미니멀라이프
김서연.이초아.홍은실 지음 / 문예춘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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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것만이 미니멀라이프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제목이 흥미로웠다. '비움'이 아니라 '채움'을 위한 비움이라는 관점이 새로웠기 때문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불필요한 것을 비우는 방법을, 2부에서는 원하는 것을 채우는 방법을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은 완벽함보다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미니멀라이프의 궁극적 목표가 '비움' 그 자체가 아니라 '균형'이라는 점이다. 무작정 버리고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필요하고 소중한 것들로 삶을 채워나가는 것이 진정한 미니멀라이프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닿았다.

특히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팁들이 많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단순히 이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실천적 조언들이 담겨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읽으며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무의식적으로 쌓아온 것들 중에서 정말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돈, 시간, 건강이라는 세 가지 영역에서 각각 어떤 것들을 비우고 채워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거창한 변화보다는 일상에서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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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하이스트리트 - 명동, 홍대, 강남, 성수, 한남, 도산 대한민국 6대 상권의 비밀
김성순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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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서울의 상권 변화와 도시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이 책이 그런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단순한 부동산 이야기나 역사적 서술이 아니라, 투자 전문가의 시각에서 서울의 6대 하이스트리트를 분석했다는 점입니다. 명동, 홍대, 강남, 성수, 한남, 도산이라는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상권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분석이 돋보였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전통 상권과 신흥 상권의 비교 분석이었습니다. 기존 상권들이 왜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성수나 한남 같은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어떤 조건에서 부상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매우 명확했습니다. 단순히 '트렌드'라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상권 변화의 메커니즘을 8가지 핵심 키워드로 정리한 구성도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브랜드가 어떻게 공간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자 경험을 설계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도 유익했습니다. 단순한 부동산 이야기를 넘어, 공간과 문화 그리고 자본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리테일 생태계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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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언어 수업 - 모호한 생각을 미래의 비전으로 바꾸는
호소다 다카히로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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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단순한 소통의 도구를 넘어서 '미래를 설계하는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문구가 이 책의 핵심을 잘 요약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말은 미래를 발명하는 도구'라는 기본 개념을 다루고, 두번째 파트에서는 '시대'를 발명한 말들을, 세 번째 파트에서는 '브랜드와 조직'을 발명한 말들을 소개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비저너리 워드'의 개념이었습니다. 저자는 성공한 아이디어의 시작에는 미래를 내다본'말'이 있었다고 강조하며, 화려한 말이 아닌 상품이나 브랜드의 목적지를 명확히 표현하는 언어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비저너리 워드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조건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첫째는 해상도입니다. 비저너리 워드는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을 만큼 명확해야 합니다. 듣는 이가 그 말을통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선명하게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목적까지의 거리입니다. 단순히 실현 가능한 목표가 아니라, 지금 당장 도달할 수 없지만 분명히 도달하고 싶은 미래여야 합니다. 이 거리가 클수록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셋째는 풍경의 매력입니다. 비저너리 워드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미래의 풍경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가고 싶어지는 미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존 F. 케네디, 코코 샤넬,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혁신가들이 사용한 언어와 그 언어가 만들어낸 미래에 대한 사례들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10년 안에 인류를 달로 보낸다", "빈곤을 박물관으로", "여성의 몸에 자유를 돌려준다",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 "우리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아티스트다" 같은 표현들이 어떻게 시대를 바꾸고 브랜드를 만들어냈는지 살펴보는 것이 매우 유익했습니다.

'비저너리 워드'라는 개념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앞으로 제 일상과 업무에서 어떤 언어를 사용할지 더 신중하게 고민하게될 것 같습니다. 언어가 만드는 미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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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경제사 - 5000년 부의 흐름을 읽는
앤드루 리 지음, 고현석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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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일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알차고 깊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5000년의 경제사를 농업혁명부터 현재까지 시대순으로 정리한 방식이 흥미로웠습니다. 단순히 연대기적으로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각 시대의 전환점에서 왜 그런 변화가 일어났는지 구조적 배경까지 설명해주니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농업혁명 부분에서는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하면서 부의 개념이 생기고, 주식회사와 보험 같은 경제 제도의 싹이 트기 시작한 과정을 다뤘습니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경제 제도들이 사실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것이었습니다.

산업혁명 부분에서는 애덤 스미스, 케인스 같은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함께 자본주의의 본격적 탄생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이론만 따로 떼어서 배울 때는 어려웠는데, 당시의 역사적 맥락과 함께 설명하니 훨씬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생산성 혁명이 일어나면서 노동과 자본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흥미로웠습니다.

20세기 중반 국제 무역이 가속화되고 자본주의가 전 세계로 확장된 과정, 그리고 닷컴 버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경제 위기들을 다뤘습니다. 특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같은 신기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매일 경제 뉴스를 보면서도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는데, 일어나는 경제적 현상들이 어떤 맥락에서 발생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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