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호 치고 - 살아온 자잘한 흔적
박주영 지음 / 모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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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 치고
📓박주영 지음
📓모로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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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이토록 다른 어제와 오늘 사이에,
당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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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멀리서 보면 나와 너의 창 안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창으로만 보는 한 우린 서로 미지의 존재다. 사람과의 관계는 창에 바짝 얼굴 맞대고 오래 들여다보는 관조로써 발전한다. 한참을 바라본 후, 마침내 창을 열고 너에게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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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중요한 것은, 거대한 흐름, 목표, 가치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믿음이다. 이것이 망실되면, 작은 성공을 계속 쌓으면서도 끝내 벼랑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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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싸움이 끝난 자리에 무언가 의미 있는 게 남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싸울 필요조차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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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모든 것은 항상 나중에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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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가만히 있어도 죽고, 움직여도 죽는다면, 나는 한 발짝 앞에서 죽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잠시나마 이 매혹적인 별에서, 이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존재했던 의미를 어디서 찾겠는가. 한 걸음만이라도 더 나은 세상에서 죽고 싶다. 나는 적어도 희망을 껴안은 채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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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별 유품정리사의 ’남겨진 것들의 기록‘이 오버랩이 되는 건 찐득한 인간애를 공통 분모를 가진 게 아닐까 싶다.
책을 읽는 동안 샛길로 새는 것은 접하지 못한 궁금증들이 일게 하는 대목들이 자주 나온다는 것.
예를 들어 최민식의 사진에 대한 평을 읽다가 문득 배우? 사진도 찍으시나? 찾아보곤 무지에 부끄럽고 이제라도 앎에 감사드린다. 사진에도 인간미가 덕지덕지하더라.
온갖 도덕적 불쾌를 접하실 텐데 인간을 대하는 자세가 과히 성인이라 해도 될 것 같다. 본받고 행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읽다가 눈물범벅 된 구절이라 따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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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아내가 유방암에 걸려 유방절제술을 받았다. 어느 날 그는 머리카락도 다 빠지고, 팔을 들어올릴 힘조차 없는 아내 대신 화장을 해줬다. 아내가 시키는 대로, 정성껏 기초화장을 하고 떨리는 손으로 마스카라를 칠하고, 립스틱을 바른다. 화장이 끝나고 손거울을 비추자, 거울 속 아내는 발그레한 미소를 짓 고, 남자는 거울 뒤에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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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이라는 건, 어쩌면 화장 같은 것이 아닐까. 없어도 죽진 않지만, 없으면 죽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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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온 자잘한 흔적들이 눈부셨음 좋겠다.
괄호치고 눈부신 삶이 아니어도 부끄럽진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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