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걷다
김태빈 지음 / 레드우드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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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심에서 나오는 내 시를 쓸지언정 유언은 쓰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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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광화문과 경복궁 남쪽 담장 철거가 논의되었다. 그러나 광화문의 상징성 때문인지, 아니면 야나기 무네요시의
"광화문이여, 광화문이여, 너의 목숨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 나는 죄짓는 자 모두를 대신하여 사과하고 싶다. 나는 그 증표로 지금 붓을 들고 있다."라는 글 덕분인지, 그것도 아니면 3.1운동으로 확인한 조선 민중 의 반일 의식을 염려해서인지 광화문은 철거되지 않고 옮겨진다.
광화문이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문루가 불타는 참혹한 피해를 입은 곳도 그래서 경복궁 남쪽이 아니라 동쪽이다. 원상 복구 여론이 일자 광화 문을 원래 위치로 옮기지만 이번에는 콘크리트 한옥으로 지어져 복원이 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광화문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복원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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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기 무네요시
Yanagi Muneyoshi, 柳宗悦(유종열)
일본의 민예연구가·미술평론가. 미술사와 공예연구 및 민예연구가로 활약하면서 도쿄에 민예관을 설립하여 공예지도에 힘을 쏟았다. 특히 일제강점기 광화문 철거가 논의되었을 때 적극 반대하는 등 한국의 민속예술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내었다. 1924년 조선미술관을 설립했고, 이조도자기전람회와 이조 미술전람회를 열기도 했다. -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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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육사가 "해태의 눈깔은 언제나 말갛게 푸르러 오노!"라고 탄식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
선악을 구별할 줄 안다던 해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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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203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
자의든 타의든
바라던 것이 이루어졌음을 기뻐하실까?


📍209
나는 오래 고민했다.
그것은 한마디로 외로움이다.
육사와 동주는 자신의 미래를 짐작하지 못했을까?
그 영민한 지성이 그럴 리 없다.
행동이 투명해질수록 파멸은 가속됨을 둘은 알고 있었다.
감당해야 할 앞날을 알고 있음에도 지금-여기에서 자기다움의 자세를 유지했다는 사실이 지금 도 우리가 육사와 동주를 기억하는 이유다.

💬
자랑스러워해야 하고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런 분들과 같은 민족이란 게 자랑스럽고
이런 분들의 처우에 부끄러운 일이다.
정리되지 못할 친일이라는 기득권이 권세를 누림을 개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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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광야를 달리던 뜨거운 의지여,
돌아와 조국의 강산에 안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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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를 달리는 준마의 의지에는 조력의 탄식이 없고 한마음 지키기에 생애를 다 바치는 지사의 천고일철에는 실패와 영욕이 아랑곳없는 법이다."-조지훈 헌사

💬
다만 나에게는 행동의 연속만이 있을 따름이오,
행동은 말이 아니고,
나에게는 시를 생각한다는 것도 행동이 되는 까닭이오.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삼일절을 앞두고 뜨겁게 가슴을 달구고 차갑게 눈물을 삼키게 만드는 육사의 일대기를 곁눈질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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