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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사용설명서 - 내 집 마련 이후 돈 걱정 없는 인생을 완성하는 절세·복리 포트폴리오
라떼비버(임은정) 지음 / 여의도책방 / 2026년 6월
평점 :

이 책은 특이하게 현직 공인중개사가 쓴 금융 상품과 연금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이 대상으로 삼고 있는 독자의 스펙트럼은 20대부터 50대까지 매우 넓은 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상 독자가 다양하기에 깊이가 얕다는 뜻은 아니다. 연금이나 주식과 같은 금융 상품의 본질은 같지만, 나이 / 환경 / 수입 / 성향에 따라 '연금'을 만들고, 사용하기 위한 연령대별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게 정답입니다.'라고 말하기 보다 각 연령대별로 고민할 사항들을 함께 고민하며 연금을 효과적으로 설계하는 방향을 알려 주고 있다.

책을 읽으며 좋았던 부분은 투자로 인한 결과 (미래 현금 흐름)을 구체적인 숫자로 체감되도록 확인 시켜준 내용이 많았다. 보통 '매월 00만 원씩 00년을 저축하면 이만큼의 자산이 만들어집니다.'라고 설명한 책은 많다. 하지만 그 돈을 수입이 없는 노후에 사용하면 몇 년 후에 고갈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준 자료는 보지 못했다.
이런 패턴의 흐름은 책에서 상황별로 여러 번 반복된다. 다양한 상황으로 설명하는 자료 속에서 당신에게 꼭 들어맞는 상황을 발견하거나,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힌트를 발견해 재무 계획을 수정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노후를 위해 자산을 모으는 중이다. 처음에는 장기 투자라는 전제 아래 적립식으로 주식을 모으기 시작했고, 2년 전부터는 연금 계좌를 활용해 연금 자산을 키워가고 있다. 내 목표는 은퇴 후 월 천만 원의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그때까지 형성된 평가 자산에서 4% 배당을 받는다고 가정했기에 달성해야 할 자산 평가액은 30억 원이 된다.
계획을 처음 세웠을 땐 천만 원을 순수하게 투자하는 금융 자산에서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됐다. 직장인인 나에겐 미래의 퇴직연금도 있고, 지금 매달 꼬박꼬박 내는 국민연금도 월 천만 원의 지원군이 되기 때문이다. 기준을 완화해야겠다 생각한 이유는 자녀들이 학령기에 있고, 부부도 즐겨야 할 나이인데 너무 아등바등 먹을 거 안 먹고, 입을 거 덜 사면서 팍팍하게 연금을 모으는 게 매달려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정확히 책의 어떤 구절이 내 생각의 변화를 줬는지는 모르겠으나, 책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의 고민과 계획 등에 공감하며 생각이 바뀐듯했다. 지금만 할 수 있는 일을 미래의 목표를 위해 희생하는 것보다는 할 수 있을 때 실행하고 가능성을 열어둬야 행복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연금 사용 설명서>는 노후를 위해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상가, 오피스텔 등)의 월세에 대비해 금융 자산의 이자, 배당에 대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어릴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인데, 시간이 흐르며 주변의 사람들을 보니 비싼 부동산을 깔고 앉아 있는 건 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배우고 있다. 혹자들은 비싼 부동산 팔고 싼 데로 가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수십 년간 생활한 지역을 떠난다는 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처음에는 그들이 욕심 때문에 비싼 부동산을 움켜쥐고, 현금 흐름 없이 가난한 생활을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사람들의 이면을 설명하며 저자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옵션을 제안한다. 책에서 제안하는 옵션은 옵션일 뿐이다. 그 옵션 중에서도 내가 잘 알고, 성향에 맞는 걸 조합해서 자신만의 연금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 현재는 금융 자산을 만드는 게 중점을 두고 있는 편이다.
마치며,
책은 400페이지로 연금에 관한 책 중에서는 상당히 두꺼운 편에 속한다. 왜냐하면, 연금에 대한 정보 전달보다는 이야기 중심으로 책이 꾸려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ISA의 장점을 설명하더라도 보유기간, 비과세 혜택, 만기 시 연금저축 전환으로 세액 공제 혜택 등 딱딱 필요한 정보만 잘라서 전달하기보다는, 산문체 형식으로 저자 본인의 이야기, 전업주부의 이야기, 30대 직장인의 이야기 등 다양한 페르소나에게 ISA라는 상품을 주고 어떻게 써야 할지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은 이런 전개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새로운 정보, 저자만의 연금 노하우와 같은 알짜 지식만 얻겠다는 목표로 <연금 사용 설명서>에 접근하기보다는 다양한 연령, 상황에 있는 사람들의 연금에 대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고, 작가님이 내려준 처방을 공감하며 읽다 보면 자신만의 연금 사용 계획이 저절로 세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책장을 덮으며 현재 보유 중인 ISA, IRP 그리고 연금저축 펀드에 투자 중인 ETF의 성격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그 외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 연금 상품에 투자하는 게 절세 (22% 양도세 vs 3.3 ~ 5.5% 연금 소득세) 측면에서 더 유리하기에 투자 자산을 변경해 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