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eyond: AI가 이끄는 인지 혁명 - 발견하는 주체가 바뀌었다
박종성 지음 / 이든서재 / 2026년 4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2022년 10월, 챗GPT를 통해 AI라는 것을 접할 수 있었다. 물론 SF, 공상 과학 만화에서 보는 것 말고, 실제로 사용해 본 첫 번째 AI이다. 당시 많은 충격을 줬었지만 일관성과 거짓말 때문에 잠시 사용을 멈췄었다. 챗GPT가 세상에 등장한지 벌써 4년째이다. 무수한 기록을 갈아치우며 생성형 AI 기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즉, 나에게 있어 AI의 시작은 2022년 10월이었다. 그전엔 나와 무척이나 동떨어진 기술들이었고, 실체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Beyond: AI가 이끄는 인지 혁명>은 짐 그레이의 과학 발전의 4가지 패러다임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짐 그레이가 말하는 과학 발전의 4가지 패러다임은 직접적인 관찰과 기록에 의존했던 '경험과학'에서 시작하여, 수식을 통해 보편적 법칙을 정립한 '이론과학'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가상 실험을 수행한 '계산과학'을 거쳐 현재 인류는 '데이터 집약적 과학'이라는 네 번째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우리가 보편적으로 사용 중인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와 같은 AI의 답을 확률에 기반한 대답이라고 생각했다. 온라인의 거의 모든 텍스트를 학습한 LLM이 인간의 질문을 이해하고, 그 질문에 가장 적합한 (확률이 높은) 답을 준다고만 생각했다. 물론 확률에 기반해 답을 주고 있지만 전문가 수준의 답을 준다. 전문가의 데이터가 가장 신뢰도가 높고, 확실하기 때문에 높은 확률을 가지고 화자에게 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웬만한 사람이 주는 답보다 AI가 주는 답의 품질이 훨씬 높다는 뜻이다.
최근 AI를 활용해서 여러 글을 쓰고 있다. 서평도 AI를 활용해 써봤으나, 서평을 쓰는 과정이 내 머릿속의 지식을 정제하고 구체화하며 나를 성숙하는 과정이기에 AI를 서평 쓸 데는 활용하지 않는다. 내 블로그에는 AI 시대 성장하는 인간이 되기 위함을 주제로 여러 글을 게시하고 있다. 글감은 대부분 제미나이를 통해 공급받는데, 반복적으로 전달되는 메시지가 있다. "인간만이 창의적일 수 있다."라는 것이다. 처음엔 AI는 과거 데이터를 통해서만 답을 주기에 인간만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차츰 믿음이 옅어지고 있다.
우리는 세렌디피티라는 단어를 쓴다. 우연 속의 발견이라는 의미인데, 인간이 몰입하는 과정에서 '엇!'하며 떠오르는 순간을 말한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물이 넘침을 보고 '유레카'라고 외친 것과 같은 순간이다. 인간의 역사도 오래되었기에 이미 세상에는 많은 발견이 기록되어 있다. 정보들이 디지털화되고, 인터넷으로 전 세계의 정보에 손쉽게 다가서는 지금 시대에 한 개인이 떠올린 아이디어는 이미 누군가 발견한 것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인간만이 창의성이 있다고 말하지만 결국 한 개인이 떠올린 창의성이란 이미 있었던 것들이다. 특별한 서사가 덧붙여져 대중에게 호응 받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칭송받는다 생각한다.

한 개인의 창의적인 생각이란 개인의 수많은 경험과 새로운 지식들이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다.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한 개인에게 누적된 데이터들이 그 사람의 세계관을 만들었고, 그 세계관 안에서 새로운 정보들이 정제되고 가공되며 새로운 연결로 아이디어를 떠올린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전 세계의 모든 언어로 된 지식을 다 기억하고 있고, 단 몇 초 만에 연결해서 확률적인 답변을 내놓는 AI가 창의적이지 못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짐 그레이가 말한 과학 발전의 3단계까지는 인간이 정해놓은 길만을 따라가야 했기에 결코 창의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문맥을 이해하는 트랜스포머 모델과 수십 년간 누적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지금의 AI에는 어떤 사람보다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나의 생각과 저자의 생각은 일치했다.

<Beyond: AI가 이끄는 인지 혁명>에서 AI는 더 이상 과거 데이터의 패턴 속에서만 답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줬다.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부터 시작해 알파제놈으로 이어지는 기술의 발전 과정이 이를 증명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우주, 순수 과학 분야에서도 충분히 증명되고 있었다.
마치며
AI가 과거의 데이터를 단순히 답습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추론하고 이론화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충격이자 나에게 새로운 성장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시대에 진정으로 성장하는 사람은 단순히 지식을 많이 축적하는 사람이 아니라 AI라는 강력한 파트너와 협업하며 데이터 이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질문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AI는 인간이 발견하지 못하는 미세한 패턴까지도 발견한다.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다양한 질문을 덧붙여 본질을 파악하고 나만의 지혜로 연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결국 기술은 고도화될 것이고 사용성은 더 개선될 것이다. 인공지능에 종속되는 존재가 되기보다, AI와 공존하며 더 깊은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기왕이면 좀 더 재미있는 것들을 해보며 사는 인생이 즐겁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