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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 삶을 통과하는 깨달음의 여정
헤르만 헤세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6년 2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나는 특정한 종교를 따르지 않는다. 우스갯소리지만 '삼신이 나를 보호하고 있다.'라고 믿는다. 그 의미는 어쩌면 특정한 종교, 신보다는 나를 더 믿는다는 의미를 스스로에게 부여했는지도 모른다.
문학, 역사에 문외한이라 <싯다르타>라는 책을 알게 된 계기는 아이돌인 장원영이었다. 편견이지만 아이돌이라면 문학, 철학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화려해 보이지만 뉴스나 짧은 영상에서 그녀의 말을 들을 때면 내면이 깊고, 단단한 사람이는 느낌을 받았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어디 방송 또는 인터뷰에서 <싯다르타>를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한 적이 있었고 그에 호기심을 느껴 읽게 되었다.
불교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싯다르타'를 불교의 창시자인 부처님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소설 <싯다르타>를 읽기 전 고전 중에 고전, 마치 성경과 같은 책일 거라 생각하고 부처님의 생애에 관한 책일 거란 지레짐작으로 조심스럽게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상했다. 처음 시작은 그가 브라만이라는 계급을 벗어던지고 사문으로 들어가 수행한다는 점에서는 내가 아는 그분 (부처님)의 이야기인 듯했다. 그러던 주인공 '싯다르타'가 사문도 버리고 세상 속에서 한 여인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지는 엉뚱한(?) 이야기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이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싯다르타>의 '싯다르타'는 불교의 창시자 '싯다르타 고타마(부처님)'가 아니었다. 소설 속의 '싯다르타'는 수행자로서 자아를 찾아 자기만의 우주를 발견한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싯다르타>에서 산속에서 수행을 하고 속세(세상)으로 내려온 그가 카밀라라는 여인에게 마음을 뺏기며 했던 말이 있다.

세상과 연을 끊고 산속에서 싯다르타가 익힌 건 명상, 인내 그리고 단식이었다. 대단할 것 없어 보이는 3가지로 카밀라에게 구애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카밀라는 싯다르타의 정신적인 깊이와 성장의 가능성을 봤다. 그래서 그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달라며 자신이 알던 거부인 상인을 소개한다. 그 상인에게도 싯다르타는 똑같은 말을 한다.

요즘 세상에 열정만으로 자신을 써달라고 말하면 과연 그 사람을 믿고 채용하는 회사가 있을까? 일정 기준 이하의 사람은 서류에서 걸러내고, 그다음은 시험 또는 테스트 마지막으로 면접이라는 과정을 거쳐 직원을 채용한다.
그 과정에 싯다르타가 가지고 있는 "명상(사유), 끈기(인내), 단식(체력)"이라는 3가지 능력은 전혀 발휘되지 않는다. 경쟁자보다 높은 스펙을 쌓아야 하고, 화려하게 자기소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또한 과거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AI 시대에서 개인의 지식은 무가치해지고 있다. 누구나 작은 스마트폰에 몇 마디만 질문하면 박사급 이상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랜 시간 연구할 필요도 없다. AI에게 한 단계 깊이 있게 생각하기 (예: Gemini의 Deep Research)에 과제만 한두 마디 던지면 AI가 계획을 세우고 방대한 논문과 자료를 조사해서 결과를 제공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도 몇 개월 걸리는 일을 AI는 5분 안에 끝내버린다.
이런 시대일수록 <싯다르타>가 자신 있게 자신의 장점이라 말했던 명상, 끈기 그리고 단식의 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AI는 어떤 질문이든 소화하고 답을 준다. 하지만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지는 사람이 결정한다. 질문의 깊이는 생각하는 힘 (명상)과 진리를 탐구하고 싶은 호기심 (끈기) 가 있어야 생긴다. 따라서 <싯다르타>의 지혜는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이 세상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데는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혹시라도 <싯다르타>를 부처님의 이야기라 오해하는 독자가 있다면 우선 이 책은 부처님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책 속에 부처님이 등장인물로 '고타마'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싯다르타 고타마'는 부처님의 이름이다.) 그리고 '싯다르타'라는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그의 세계관 속에서 찾은 자아가 무엇인지 느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