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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AI, 공간 컴퓨팅 - 애플·구글·메타가 사활을 건 2035 공간 기술 패권 시나리오
최형욱.전진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2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공간 컴퓨팅이라는 단어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한 쇼츠 영상 때문이었다. 모니터가 엉망으로 쌓여있는 네 그 화면들은 외부의 시선에서 봤을 때 물리적인 공간 위에 있는 디지털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공간에는 캐릭터가 여기저기 오가고 있었는데, 그때마다 비치는 화면은 달랐다.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인 공간 위에 새로운 층이 더해진 공간이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shorts/fs21Pld-xL4
<넥스트 AI 공간 컴퓨팅>은 우리가 알고 있는 AR, VR부터 시작해서 MR 그리고 마지막 Extended Reality (XR)까지 독자를 이끌고 간다. 책을 읽으며 위의 영상이 XR 범주에 포함되는지를 계속해서 고민했다. 결론은 위 영상도 XR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XR은 MR (Mixed Reality)가 진화한 단계로 챗GPT로 촉발된 LLM AI가 있었기에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이 되었다. MR은 AR 또는 VR 이 혼합 형태로 있기 때문에 AR 한 가지 사례로 AI가 더해지면 어떻게 XR이라 부를 수 있는지 잠깐 이야기해보겠다.
AR (Arguemented Reality)는 증강 현실이라고 부른다. 투명한 안경 또는 글래스를 쓰고 현실 세상 위에 디지털 정보를 입히는 것이다. 즉, 물리적인 세상 위에 한 꺼풀의 디지털 레이어로 AR 사용자에게 물리 세상에서 보이지 않던 디지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AR 기술의 가장 큰 사례는 포켓몬고가 있다. AR의 한계는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지 않은 서비스는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의 욕구는 그렇게 단편적이지 않다.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서 정보를 얻고 싶어 한다. 그리고 바로 답변을 받고 싶어 한다. 이런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통합 플랫폼'과 현실 세상의 맥락을 이해하는 'AI'가 필요하다. 즉, 단순하게 현재 위치만을 인식해서 정보를 주는 건 AR이고, 현재 나의 호기심이나 상황인 맥락을 이해한 AI가 정보를 주는 건 XR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넥스트 AI 공간 컴퓨팅>의 초반에서 중반부까지는 기술의 발전 (개인용 컴퓨터에서 웨어러블 컴퓨팅)이 현재 어떻게 XR이 되었는지 각 단계별로 잘 설명되어 있다. 따라서 기술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은 독자들의 흥미를 떨어트릴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 이해 없이 후반부에 설명하는 XR이 적용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면 반응은 둘로 갈릴 수 있다.
기술에 대한 이해보다 외형적인 변화만을 쫓는 사람이라면 '이런 이야기는 영화에서도 본 기술들이야. 그냥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네'라고 느낄 수 있다. 반면, AI 기술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공부해 본 독자라면 '그래, 이제는 실현 가능한 기술이겠는데?'라고 느낄 수 있다.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어느 쪽의 감정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는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책이었다.
마지막으로 저가가 말하는 공간 컴퓨팅이 완전하게 구현된 세상이 도래했을 때 인간의 존재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주제들을 주고 있다. 인간은 살면서 다양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이 생긴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에는 호기심이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상당히 제한적이고, 특정 계층이 독점하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세상이 연결되고 책, 인간의 지식과 경험이 온라인 공간에 쌓이며 궁금증을 해결하기는 훨씬 수월해졌다.
나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다. LLM이 일상에 스며들기 전에는 네이버, 구글에 키워드를 입력하고 여러 단계와 시간을 소비해 내 욕구의 일부를 해소할 수 있었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비되었다. 그러나 LLM이 계속 고도화되고 나의 검색 엔진은 네이버나 구글이 아닌 Gemini로 옮겨왔다. 짧은 문장 만으로도 Gemini는 나의 맥락을 이해해 내가 이후에 가질 궁금증까지 풀어주곤 한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언제부턴가는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Gemini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냥 대충 적어서 '찾아줘, 생각해 줘, 답을 줘'라고 던지는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얻는 정보가 과연 내 지식이라 할 수 있을까? 내 안에 쌓이는 지혜라 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에 대해 저자들은 공간 컴퓨팅의 시대는 더 가속화될 거라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인간으로서의 생각하는 힘, 판단 능력 등 주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개인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그런 고민을 먼저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따듯하게 데워지는 물속에서 편안하게 있다 끓는 점에 도달했는지도 모르고 삶아지는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