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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을 당황하지 않고 세 마디로 말하는 기술 - 입만 열면 말이 꼬이는 사람들을 위한 처방전
노구치 사토시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5년 11월
평점 :

대중 앞에서 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그런 사람들은 너무 잘하기에 부럽기만 할 뿐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유년 시절을 되돌아보면 얼마든지 가까운 곳에서 말 잘하는 사람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함께 준비한 과제를 유창하게 발표하는 대학 동기, 갑작스러운 상사의 질문에 센스 있게 대답하는 같은 팀 후배, 여러 임원 앞에서 떨지 않고 발표하는 팀장님처럼 그런 이들을 볼 때마다 나는 왜 발표할 땐 긴장하고, 발음은 부정확하며,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았을 땐 머리가 백지장처럼 변해 버리는지 그 이유를 찾고 근본 원인을 고치고 싶었다.
한 번에 모든 걸 해결할 순 없고, 차례차례 해결해 보고자 이번에 읽은 책은 <하고 싶은 말을 당황하지 ㅇ낳고 세 마디로 말하는 기술>이었다. 내게 꼭 맞는 처방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실 자기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몇 가지 적용해 볼 좋은 힌트들을 발견했다.
결론은 상대의 내부에 있다.
2년 전 일하는 곳에 새로운 실장님이 부임했다. 기존에 있던 실장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이었다. 많은 직원들이 새로운 실장이 원하는 보고 스타일을 힘들어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그 사람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들어.' 나는 그 말 뜻을 부정적으로 해석했다.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면 실무진은 뭐 하러 여러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해서 보고를 해야 하지라는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내용이어도 구조화된 방식이나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보고받는 사람의 만족도는 달라졌다. 그 사실을 <하고 싶은 말을 당황하지 않고 세 마디로 말하는 기술>에서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그동안 상대가 원하는 내용을 말하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전달하려 했다. 또한 내가 이만큼이나 고생했고, 이런저런 사실들을 확인했다고 말하며 노력의 공로를 인정받길 원했다. 하지만 그건 보고받는 사람에겐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비즈니스에서 그런 정보는 보고 시 불필요한 정보가 된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서 내게 왜 이런 보고를 지시했는지, 이 보고를 어디에 활용하려는지를 생각해 보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상대방의 지시 의도를 이해했다면 그가 듣고 싶어 하는 (=궁금해하는) 정보에 집중할 수 있고, 어떤 의도로 보고를 활용할지 간파했다면 보고서에 담길 내용을 구성이 쉬워진다. 그래서 나는 사실을 설명하는 보고에서 결론을 앞에 두고 (결론은 보고받는 사람이 궁금해하는 것에 대한 명쾌한 답이다.) 뒤에 설명하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구성하는 게 올바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방식을 책에서는 여러 챕터에서 주제로 삼고 독자들에게 이해시켜주고 있었다.
마치며,
책의 제목 <하고 싶은 말을 당황하지 않고 세 마디로 말하는 기술>은 사실 대단한 것들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책을 읽었다고 내게 발언권이 주어졌을 때 떨지 않고, 깔끔하게 말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변화의 시간이 필요하고, 변화하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책을 읽고 나에게 일어난 작은 변화는 저녁에 와이프와 산책할 때 말을 쏟아내던 방식에서 상대방이 이해하고 쫓아올 수 있도록 한 마디, 한 마디씩 틈을 주며 말하고 있었다. 또한 회의 시간에 타인의 보고를 경청하며 전달하려는 핵심과 보고받는 사람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찾으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도 했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라고 많이 들어왔다. 문장은 이해되어도 도무지 그 상황에 빙의되지 못했다. 이 책을 통해서도 완전히 깨달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조금은 그 내용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기분이 든다. 작은 틈을 발견했고, 계속된 노력으로 변화를 만들어갈 좋은 계기를 준 책이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