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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몰랐던 1억 모으는 법 - 아끼지 않아도 돈이 알아서 쌓이는 현실 재테크
라밋 세티 지음, 박세연 옮김, 서대리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1월
평점 :

개인적으로 해외의 투자 서적을 좋아하는 편이다. 상품에 대한 소개보다는 자신만의 투자 원칙이나 전략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택한 <나만 몰랐던 1억 모으는 법>이라는 제목을 접하고 '1억'이라는 금액 때문에 다소 가벼운 습관이나 전략을 이야기하는거 아닐까 생각하고 읽었다. 완독한 결과 나의 편협한 관점이었고, 크기만 다를 뿐이지 책에서 이야기하는 '1억 모으는 법'은 현재 자신의 소득에 맞춘 장기 투자 습관을 조언해 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책은 총 8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챕터로 명확하게 구분하긴 어렵지만 초반부는 소비와 저축에 관한 습관 이야기를 전해주고 중후반부는 장기 투자, 그중에서도 자동 투자 시스템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의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100% 미국 환경에 맞춰 쓴 책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다소 생소한 제도나 상품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장기 투자를 준비하기 위해 401K나 로스 IRA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금융 상품에 대해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의 연금저축펀드와 개인 퇴직연금(IRP)와 유사한 운용 계좌라는 걸 눈치챘을 것이다. 다행인 건 각 챕터 마지막 부분에 '서대리'가 등장해 '한국에서는 이렇게 하세요.'라고 친절하게 부연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서대리'는 '서대리TV'라는 유튜브 채널의 운영자이고, 연금저축과 IRP 계좌에서 장기 투자에 관한 본인의 실적을 공유하고 좋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유튜버로 나도 구독 중에 있다. 그런 사람을 다른 저자의 책에서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나만 몰랐던 1억 모으는 법>에서 가장 흥미 있었던 주제는 '자동 투자'였다. 그리고 우연찮게도 내가 만들어가는 자동투자 방식과도 유사했다. 참고로 나의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매달 일정 금액을 연금저축, IRP, 증권사 계좌로 자동이체한다. 각 계좌에 이체된 투자 원금은 '주식 모으기' 기능으로 지수 추종 ETF를 적립식으로 사고 있다. 그리고 이런 방법이 저자가 말하고 싶은 '자동 투자' 방식의 기본이기도 했다.
책의 내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계좌 간의 연동과 자동 투자 시스템을 구축한 뒤에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자동 투자 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전에 미리 고민해야 하는 부분인데, 엉성하게라도 자동 투자 시스템을 만들고 투자를 시작한 후에 알아도 늦지 않다 생각한다.
알아둬야 하는 기본 개념은 3가지다. 첫 번째는 포트폴리오, 두 번째는 자산 배분율 마지막으로 리밸런싱이다. 포트폴리오, 자산 배분율, 리밸런싱의 정답은 없지만 올바른 방향은 있다. 자동 투자 시스템으로 장기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3가지 개념을 익히고 나만의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별) 배분율 결정 그리고 정기적인 리밸런싱으로 자산을 지킴과 동시에 점진적 복리 수익을 얻어 가면 된다.
나의 적립식 투자는 올해로 4년 차가 되어가는데 아직 한 번도 리밸런싱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산 규모도 늘어났고, 자산군별로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다. 특정 자산 군의 비중이 높다면 그 시장이 충격받을 때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해당 시장이 크게 상승하면 수익 폭도 더 커진다. 본질적으로는 '평균 수익률로의 회귀'라는 가설을 신뢰하는 편이다. 즉, 자산별로 순환하는 주기가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리밸런싱은 수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수익 난 종목을 매도할 때 해외 주식은 250만 원 이상 거래 시 22% (지방세 포함)의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이를 회피할 방법을 찾다 생각해낸 방법은 정기 적립식 비중을 조정하면 됐다. 즉, 비중이 높은 종목은 정기 매수를 중단하고, 비중이 낮은 종목을 더 많이 매수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배당금/분배금 재투자 시에도 비중이 낮은 종목을 더 매수하면 점진적으로 포트폴리오가 조정된다는 것을 배웠다.
마치며,
책을 읽으면 많은 독자들이 장기 투자에 대한 장밋빛 미래만을 떠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매달 급여의 20%를 미국S&P500나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매수하면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겠는걸?'이라고 말이다.
장기 투자는 말처럼 쉽다. 매달 급여의 일정 부분으로 따박 따박 주식을 계속 사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그 기간이 10년, 20년, 30년 동안 개인의 의지로만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시스템화되지 않은 투자 방식은 계좌 이체를 까먹게 하기도 하고, 매수하는 순간 가격 변동으로 구매를 망설이게 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져 있을 때 무덤덤하게 주식을 매수할 자신이 있겠는가?
그래서 책에서 강조하는 '자동 투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급여 계좌가 있다면 매달 일정 비율을 투자 계좌로 자동 이체 설정하고, 투자 계좌에서는 자동으로 주식이나 ETF를 매수하도록 설정만 하면 된다. 이런 시스템을 한 번 만드는 과정이 번거롭고 귀찮을 뿐이지 한 번 만들어진 시스템을 원복 시키는 건 인간의 게으름 때문에 계속해서 놔두게 된다. 바로 이점을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개인의 의지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투자 시스템을 작동하고, 누적된 자산은 커다란 수익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 <나만 몰랐던 1억 모으는 법>으로 내용을 우습게 생각하지 말고, 투자 습관을 기르고 장기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을 배우고자 한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