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필수 문해력 수업 - 잘 읽고, 잘 쓰고, 잘 말하기 위한 지적 어른의 교과서
조기준 지음 / 아토북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6년 AI 알파고가 이세돌에게 4승 1패의 성적을 거둔 후 3년 뒤인 2019년 ChatGPT가 처음 공개되었고, 2022년 11월 정식으로 출시되었다. 정식 버전이 나온 후 비약적으로 성능이 개선되며 이제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메일, 회의록, 보고서 초안 등 웬만한 일들은 빠르고, 품질 높은 산출물을 생성해낸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50% 이상이 AI를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나 역시 회사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AI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사람들에게 업무 메일을 보낼 때 AI에게 검수를 요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AI를 통해서 이뤄지진 않는다. 일의 시작과 끝에는 반드시 사람이 있고, AI에 의지해 나를 잃어버리기보다는 나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 즉, AI는 나를 대신해서 회의에 참석할 수 없고, 나를 대신해서 발표할 수도 없다. 또한 나를 대신해 생각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AI 시대의 필수 문해력 수업>은 '문해력'에 대해 읽기, 쓰기, 말하기 그리고 이해하기라는 4가지 관점에서 직장에서 갖춰야 할 문해력의 필요성을 알리고, 잘못된 점을 깨우쳐주고 있다. 특히 주인공인 '승훈'으로 등장하는 신입사원이 팀의 핵심 직원으로 성장하는 스토리텔링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문해력 수업을 재미있게 이끌어 줬다.


하지만 다소 억지스러운 상황 전개로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직장 상사와의 메신저 대화에서 이모티콘, 줄임말 사용했다고 회의실에 따로 불러 지적(?) 하는 모습은 요즘 직장에선 보기 힘든 모습 아닌가 생각된다. 이는 오히려 내가 잘못된 업무 소통 방식을 가지고 있었나 하는 의문까지 들게 만들었다.


물론 <AI 시대의 필수 문해력 수업>에서 전달하는 핵심 메시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는 바이다. '말은 아무도 모르게 흘러가지만, 문장은 기록으로 남는다. 그리고 남긴 이의 얼굴이자 느낌으로 상대방에게 기억된다.'


그리고 직장이라는 이익 추구 집단에서 공적인 관계로 엮어진 사람들이지만 꼭 그렇게 딱딱하게 대하며 일해야 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교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메시지만은 분명했다.


"당신의 문장은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습니까?"


이에 대해 사내에서뿐만 아니라 내 삶에서 가지고 싶은 문장 스타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다양한 스타일의 사람들을 만난다. 지나치게 예의를 차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나치게 캐주얼한 사람도 있다. 꼭 어떤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누군가는 자신의 성향을 숨기고 가면을 쓴 모습을 한 것일 수 있고, 어떤 이는 자신의 성향 그대로 대인 관계뿐만 아니라 말투에도 묻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승훈'이라는 신입사원이 상황에 맞춰 쓰는 문장과 어투들을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었다. 주인공의 입장에서 말하는 건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조연으로 등장하는 고대리, 조 과장 그리고 허 부장이 주인공을 다듬어 가는 과정이 억지스럽고, 오버스럽다고 느껴진 것이다.


반면 내가 책 속의 허 부장이고 조 과장이었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해 봤다. 다소 꼰대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신입사원 승훈의 문장들과 어투가 불편하다고 생각될 수 있었다. 특히 업무라는 관점에서 진중함이 떨어지고 경솔한 직원처럼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치며,


책은 총 20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매 챕터가 끝에는 '문해력/어휘력/이해력 점검 단계'가 시험문제(?)처럼 나열되어 있다. 익숙한 표현들인데 맞는 단어가 뭔지 헷갈리는 단어들이 많았다. 이런 단어들을 말하는 데는 문제없으나, 글로 쓰는 데는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AI는 시간이 흐르면 더 발전하고, 더 정교해질 것이다. 지금보다 더 자연스러워지고, 사람들의 의도를 더 잘 파악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나'와 '너'로부터 시작한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사회 속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그 관계는 내가 하는 말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말은 쉽게 잊히지만 말로 인해 만들어진 나의 이미지와 느낌은 상대방에게 오랫동안 남는다. 그러기에 AI 시대로 더 깊게 들어가더라도 사람들과의 관계는 AI가 아닌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내가 쓰는 단어, 문장에 더 신경 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