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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고 줄이고 바꿔라 - 문장을 다듬는 세 가지 글쓰기 원칙, 개정판
장순욱 지음 / 북로드 / 2025년 8월
평점 :
게임 캐릭터처럼 사람에게는 처음에 주어진 힘, 체력, 정신력, 지능과 기본 능력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치로 표현될 순 없지만 어떤 환경 속에서 자신을 성장시키냐에 따라 강화되거나 퇴화되는 능력이 있다.
농업 사회, 산업 혁명, 정보 사회를 거쳐 지금은 디지털 인공 지능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변화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인공 지능, 로봇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는 많은 것을 알거나, 특정 작업을 빨리한다고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나보다 월등히 잘하는 것들이 있으며, 누구나 그것들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학습 능력'이 높은 사람이다. 빠르게 이해하고 습득하며 다른 것과 잘 융합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깔끔하고 명료한 문장으로 전달하는 것도 우리가 가져야 할 고유한 능력이라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자리에 챗 GPT가 대신 나와 대화할 순 없다.
우리는 누구나 글을 잘 쓰고 싶어 한다. 그러나 방법을 몰라 손 놓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내가 쓴 글이 얼마나 잘 쓴 건지 평가해 줄 사람도 주변에 없고, 채점표도 없기에 발전 방향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좋은 글이란 쉽게 읽히고, 공감되는 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장이 간결하고, 의미 전달이 명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반복적으로 쓰며 딱딱하게 굳어진 표현들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글을 쓸 때는 잘 모르지만, 읽어보면 어색하다고 느껴지는 문장 속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과정에서 발견되기에, 글조차 써보지 않는 사람은 어색함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지우고 줄이고 바꿔라>에서는 우리가 무의식중에 쓰는 습관적인 문장들을 낱낱이 파헤쳐 놨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정리된 사례 속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습관이 무엇인지 아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의 경우 '것, 수, 적'이라는 의존 명사를 종종 사용하는데, 이는 문장을 길게 만들고 의미 전달을 약하게 하는 나쁜 문장 습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한 때에 비하면 정말 많이 줄어들었지만, 지금도 내 글의 곳곳에는 것수적이 숨어있다.
글을 써음 쓸 때는 잘못된 글쓰기 습관이 보이지 않는다.
주로 퇴고할 때 보인다. 나는 블로그에 서평을 쓰고 제공되는 맞춤법 검사 기능을 쓴다. 보통 20 ~ 30개의 수정 사항이 제시되는데, 그중 20%는 모두 '~것' 때문이다. 의존 명사지만 이놈도 명사인지라 띄어쓰기하라고 수정 제안되기 때문이다.
처음엔 띄어쓰기로 수정만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 녀석들 어색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은 본문에서 '것'만 따로 검색한다. 예를 들어 블로그에서 ctrl + f 기능을 사용하면 특정 글자를 검색할 수 있다. 여기에 '것'을 입력해두면 본문에 삽입된 '것'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마치며,
책의 내용은 대부분 사례 문장 중심으로 어떤 단어를 지우고, 줄이고, 바꾸면 더 깔끔하고 명료한 문장이 되는지 알려준다. 도움 되게 책을 읽으려면 제시되는 어색한 문장을 어떻게 고칠지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게 좋다. 그리고 저자가 교정한 문장과의 차이점을 보면 2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표현한 부분에서도 영감을 얻었으면 한다. 시험문제 풀듯이 정답만 찾으면 응용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문장이 너무 친절해지면 문장을 무겁게 만든다.", "쓰지 않아도 의미 전달에 문제가 없는 단어는 굳이 확인 사살하지 않아도 된다."와 같이 공감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도 책의 재미를 더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