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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안 나아가는 기분 - 수영장에 빠진 글 노동자의 무기력 탈출기
우지경 지음 / 브.레드(b.read) / 2025년 8월
평점 :
표지를 보고 '설마 수영에 관한 책?'이라는 호기심이 책을 집어 들게 만들었다. 수영과 러닝은 제가 유일하게 즐기는 운동입니다. 그러나 수영과 관련된 책은 거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책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예상대로 책은 수영을 사랑하는 한 개인의 유쾌한 이야기였고, 그녀의 경험은 꺼져가는 나의 수영 열정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줬다.
<앞으로 안 나아가는 기분>은 작가님이 수영 초보에서 수영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자유로운 에세이 형식으로 쓴 글이다. 글에서 느껴지는 유쾌함도 가득하기에 책을 읽는 동안 혼자서 '풉~'하면서 웃음이 뿜어져 나오게 만든 표현들도 많았다.
"어흥 접영, 배포자(배영 포기자), 레일 끝 다슬기"
또한 수영에 대한 경험도 어쩜 이리 재미있게 표현하는지... 수영 강습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받았던 느낌을 재미있는 문체로 묘사하기도 했다. 어디서 이런 표현력이 나오는 건지!
'뒷사람이 바짝 따라오면 자세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고래상어에 쫓기는 크릴새우처럼 겁을 내며 수영을 하게 된다.'
긴 시간 수영을 해왔고, 지금도 종종 자유 수영을 즐기는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수력(水力)으로 따지면 작가님보다 훨씬 길지만, 수영에 대한 열정만큼은 작가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작가님은 수영에 정말 진심이었다. 여행을 가서도 수영장을 먼저 물색하고, 요일이나 기분에 따라 '물 옷'(수영복)을 맞춰 입는 모습은 마치 내가 러닝에 진심일 때와 꼭 닮아 있었다.
어디를 가든, 어느 나라에 있던 수영을 즐기는 그녀의 모습에서 수영은 특별한 준비가 필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고정 관념을 깰 수 있었다. 오히려 달리기 보다 짐도 더 적고, 생각보다 많은 곳에 수영장이 위치하고 있었고 자유 수영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마치며,
러닝을 할 때 잠실 대교 밑을 종종 지나간다. 여름이면 이름 아침부터 전신 슈트를 입고 한강물에 입수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한강물에서 수영을?'한다고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얼마 전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쉬엄쉬엄 3종 경기'에서 짧지만 한강 물속에서 수영하며 한강 물이 더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수영은 운동에 소질 없던 내가 처음으로 배웠고, 끈기 있게 상급반까지 졸업했던 운동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앞으로 안 나아가는 기분>을 읽으며 잠들어 있던 내 수영 DNA들이 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완독하고 주변 수영장에 바로 자유 수영하러 갔는데 어르신들이 지치지도 않고 50미터 풀을 수차례 왕복하는 모습에 또 한 번 자극을 받기도 했다. 왜냐하면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 러닝만 하기보다 수영이 또 다른 대체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앞으로 안 나아가는 기분>은 수영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도, 어떤 일이든 꾸준히 즐기는 열정에 대한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영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문장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읽고 싶을 만큼의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