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테이블코인의 시대 -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이 바꾸는 글로벌 금융의 미래
이선민 지음 / 잇담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암호화폐 시장에 2017년 처음으로 발을 담갔었다. 당시 암호화폐 어디에 쓰는지도 몰랐고, 남들이 한다기에 나도 얼떨결에 이더리움을 덜컥 매수했다.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폭은 상당했고, 24시간 쉴 새 없이 거래가 이뤄졌다.
100만 원, 500만 원, 1000만 원... 나의 투자금은 커져갔고, 평가 이익은 매우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 어느 순간 묻지 마 투자가 되었고 새롭게 상장하는 암호화폐를 무지성으로 매수했다. 뭘 사든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2018년 초 각국에서 암호화폐를 규제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암호화폐들의 가격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정신없게 가격이 오르는 찰나에도 잠깐의 정신줄은 있었는지 원금은 회수하고 수익금 만으로 투자를 했다. 최고점에서 하염없이 떨어져 처참하게 가격이 박살 났지만 상당한 수익을 거뒀고, 당시 와이프에게 근사한 선물도 하나 해준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2018년을 끝으로 나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은 멈췄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상당한 등락이 있었지만 그때 가격의 8배쯤 되어 있다.
그렇게 관심을 끊고 있었는데 요즘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단어가 자꾸 귀에 꽂히기 시작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이다. "안정적인(Stable)"과 "코인(Coin)"의 합성어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가격이 크게 오르내리는 기존 암호화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단점이 보완되긴 했는데, 각 나라에서는 왜 스테이블 코인에 열광하고 있을까?
궁금증에 작은 실마리라도 찾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의 시대>를 펼치게 되었다.
이 책은 스테이블코인을 설명하기 위해 복잡한 기술 이야기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돈'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현금을 거의 쓰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시대, 과연 우리의 돈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것인가? 이 책은 그 답을 스테이블코인에서 찾고 있었다. 책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히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국가 간의 힘의 균형을 바꾸는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달러'와 '미국'의 이야기였다. 우리는 일상에서 1달러짜리 지폐나 1,000원짜리 지폐를 믿고 사용한다. 그런데 스테이블코인은 이처럼 우리가 믿고 쓰는 돈을 온라인 세상으로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비트코인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1개당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이 스테이블코인이 마치 '달러의 아바타'처럼 인터넷 위에서 달러를 대신해 결제, 송금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방식은 미국의 달러가 가진 강력한 힘을 디지털 경제에서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이 책을 읽으며 '아, 암호화폐가 단순히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이미 세계 경제와 외교의 새로운 변수로 작동하고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책은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미 전 세계는 디지털 화폐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한국은 과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책에서는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이 단순히 관망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형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디지털 경제 시대에 맞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경쟁 관계이자 동시에 협력 관계가 될 수 있다고도 설명한다. 통화 주권을 지키는 차원에서는 경쟁이지만,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는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내용은 어려워서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읽었다.)
마치며,
'스테이블코인의 시대'는 암호화폐 기술에 대한 상세한 지식이 없어도 어느 정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디지털 경제와 금융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그리고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암호화폐의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길 바랍니다. 책을 덮는 순간, '돈'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이전과는 상당 부분 달라져 있을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