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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부 리스타트 - 신수정의 죽은 성적 살리는 초공부법
신수정 지음 / 김영사 / 2025년 7월
평점 :
과거에 '지식'을 독점하는 사람들은 권력을 가졌다. 글자가 만들어지고, 인쇄술이 발달하며 지식은 대중에게로 퍼져나갔다. 이제는 AI의 발달로 누구든 웹에 접속할 수 있다면 1초 만에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물어보고 답만 구하며 살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성장할 수 있을까?
요즘 청소년들을 보면 우려스러운 모습이 많이 보인다. 특히 내 주변에 있는 자녀들만 봐도 걱정이 태산 같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 우리는 학교/대학이라는 곳이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따라서 그런 지식을 전수해 주시는 선생님을 존경했고, 학교 교육에 충실히 임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학원에서 다 배우고, 인터넷에서 다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인데 왜 학교에서 배워야 하냐고, 더 나가서는 학교를 왜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혹시라도 이런 이야기를 자녀에게 들어본 부모라면 울화통이 터질 것이다.
신기하게도 <진짜 공부 리스타트>에는 이런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글들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글의 서두에서 대한민국 공교육 그리고 사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있다.
문제의 핵심은 학교 그리고 학원 교육이 대부분 10%의 우등생에게 맞춰져 있다는 점이었다. 즉, 90%는 들러리로 학교 인원수를 채우고, 학원비를 내줘 학원을 운영해 주고 있다는 말이 크게 공감되었다. 사실 성적이 우수하다 말할 수 있는 10%의 학생들은 공부하는 기본적인 자질을 갖췄고, 공부하는 방법을 갖춘 학생들이다.
그에 대비되는 90%의 학생들은 '내가 왜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공부하려니 딴 생각만 나고, 공부해서 나중에 뭘 해고 싶은 마음도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공부하는 방법도 잘 모르고, 해도 안된다고 생각하며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되었다.
<진짜 공부 리스타트>에는 재미있는 도식도가 하나 실려져 있었다.
'입력 ⇨ 프로세스 ⇨ 출력'이라는 순서도가 이 책의 핵심 내용 아닐까 생각한다. 성적이 좋은 학생과 나쁜 학생이 있다고 해봐. 입력 / 프로세싱 / 출력이라는 3가지 요소로 어디가 문제인지 쉽게 진단해 볼 수 있다.
우선 출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입력되어야 한다. 더욱이 출력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만큼 좋은 것들이 입력되어야 한다. 이를 학생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입력은 공부 시간, 교재와 같은 요소들이 되고 출력은 성적이라고 해보겠다.
공부를 하지 않는 (입력이 '0') 학생의 성적 (출력)은 좋을 수 없다. 반면 똑같은 시간을 공부한 학생들이라도 성적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중간에 있는 '프로세싱'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프로세싱을 단순히 '머리'의 문제로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책 속에서 정의하는 프로세싱은 크게 기본 자질,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기본 자질은 공부하는 학습자의 기본적인 능력(자질), 공부에 대한 의지(마음), 공부하는 (주위) 환경 등이 있다. 그리고 공부를 잘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과 요령이라 말할 수 있는 기법들이 있다.
프로세싱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프로세싱에 해당하는 대부분은 '개인'이 깨닫고 가꿔나가야 한다는 것도 중요했다. 하지만 깨달음을 주기 위해 저자는 책 속에 많은 조언을 담아줬다. 정말로 고마운 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조언을 알아도 부모 입장에서 말해봐야 아이들은 잔소리한다고 오히려 동기 부여 문장을 부정적으로만 해석해 버릴 가능성이 높다. 사실 좋은 학원의 잘 가르치는 선생님을 찾아가는 것보다 90%의 학생들은 '자질과 마음'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멘토 같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게 더욱 중요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국어, 영어, 수학 잘 가르치는 사람은 있어도 청소년의 마음을 헤아리고 바른길로 인도해 주는 사람은 드물다. (이건 어는 나라든 마찬가지 아닐까?)
마치며,
<진짜 공부 리스타트>는 공부를 더 잘하기 위한 학생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공부를 안 하고, 못하는 대한민국의 90%의 아이들에게 작은 깨우침과 그들 수준에서 최선의 공부 방법을 찾도록 알려주는 책이다.
부모로서 이 책을 읽고 무엇 하나 공감되지 않았던 문장이 없었다. 전부 다 내 이야기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만 같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이 책을 읽는 부모의 공감해서 우리 자녀를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접해야 하는데... 공부를 못하고 싫어하는 학생들은 책 읽는 것도 싫어한다는 큰 함정이 있다.
어찌 보면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 잘하는 사람은 더 좋은 조언, 방법을 찾아 계속 성장할 수 있지만, 못 하는 사람은 좌절에 좌절을 반복해 결국에는 자포자기하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은 하나 흠잡을 게 없었다. 부모로서 정말 도움 되고 유익한 내용이 많다. 그리고 용기 내어 아이들에게 책 속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도 굴뚝같다. 반면에 한없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아이들이 반감을 가지지 않고, 역효과 없이 잘 받아들이도록 전달할까 고민이다.
여기까지 책 속에서 답을 바라는 건 욕심이다. 세상 모든 아이들이 같은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 질문은 이 책을 읽은 독자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