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느슨한 기록 일지 - 꾸준함을 만드는 가벼운 끄적임의 힘
이다인(다이너리) 지음 / 청림Life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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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꾸'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나의 느슨한 기록 일지> 안에는 종종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저자께서 풀 네임을 말해주진 않았지만 문맥상으로 '다이어리 꾸미기'로 추측됩니다.


이 책은 기록을 좋아하는 '기록 크리에이터' 다이너리님이 쓴 기록에 대한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책이다.


기록이라는 건 누구나 종이와 펜만 있으면 할 수 있다. 더불어 스마트폰이 한대씩 손에 쥐어진 상황에서 기록을 더 풍성하게 소리, 이미지, 영상, 글로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 방식의 기록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2년 전부터는 아날로그 기록을 사진과 영상으로 디지털 세계에 포스팅도 하고 계시니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봐야겠다.


처음 <나의 느슨한 기록 일지>라는 제목을 접하고 읽어보고 싶었다. 기록은 내 삶과 함께하고 있지만 잘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정확히 언제부터 '기록'을 해왔는진 모르겠다. 하지만 기록이 필요했던 감정은 기억난다. 그건 바로 불안감 때문이었다. 오늘의 추억, 새로운 정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수집하고 기록했었다. 그러나 문제는 기록만 하고 다시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과 나는 '메모 - 방치 - 누적 - 망각'하는 불균형적인 순환을 계속하고 있었다.


<나의 느슨한 기록 일지>에서 저자는 기록하는 이유와 계속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는 꾸준히 기록하며 자신을 더 들여다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시간이 쌓여 나라는 사람이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나라는 사람이 점점 선명해지는 과정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미래를 계획하는 일이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더불어 자신의 감정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그녀의 생각에 대해 매우 공감하고 있다.


분산되어 있는 메모들을 한곳에 모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나 옥상옥, 관리를 위한 관리에 지쳐 리셋하고 다시 시작, 또 리셋 다시 시작... 이런 과정은 날 지치게 할 뿐이었다. 기록을 남기고 싶은 의지는 강한데 잘되지 않았다. 그러던 나는 큰마음을 먹고 읽은 책은 모두 서평을 쓰기로 했다. 처음 한 두 권은 잘 해나갔으나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았던 당시의 나는 읽은 책들을 서평으로 다 소화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2024년 3월부터 읽은 책은 한 권도 놓치지 않고 서평으로 모두 써내고 있다. 변화는 다양한 도전과 실패 끝에 나를 하나 둘 알아가며 나에게 맞는 스타일들을 하나 둘 모아갔기 때문이다. 완벽하겠다는 성향도 내려놓고, 남의 눈을 의식하는 마음도 버렸다. 아마도 타인을 의식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꾸준히 기록하기에 가장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기록이 나를 바꾼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저자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다. 친구들과 모여있으면 내 이야기를 풀어놓기보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주로 들었다. 이유는 내 이야기를 조리 있게 말하지도 못했고, 내 이야기를 하는 걸 무서워했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재미없어하면 어떡하지? 괜히 이러니 이야기 때문에 공격받으면 어떡하지? 내 감정을 뭐라고 말해야 하지? 와 같은 무수한 장벽이 나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금의 내가 앞서 말한 내 모습에서 180도 다른 사람이 된 건 아닙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성향은 수십 년의 경험과 생각으로 만들어진 나였기에 그 모습을 사랑하고 다듬어 나가는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보다 내 마음은 자신감에 넘치고 있고, 삶을 대하는 태도는 훨씬 긍정적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또한 미래의 나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신뢰할 수 있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감정, 태도를 가지게 된 배경에는 '기록 / 글쓰기'라는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변화라 생각합니다. <나의 느슨한 기록 일지>는 결코 여러분들께 기록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 아니면 저렇게 시작해 보세요. 어떤 방법이든 여러분이 계속해서 기록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면 좋다고 상냥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저자인 다이너리님이 기록을 이어가는 방식이 옳다고 생각한다. 완벽하기보다 조금은 느슨하게, 그렇지만 기록하겠다는 의지를 버리지 않고 계속해나가면 미래엔 분명히 좋은 일이 있다는 말에 크게 공감하며 글을 마친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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