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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뇌과학 - 반려견은 어떻게 사랑을 느끼는가
그레고리 번스 지음, 이주현 옮김 / 동글디자인 / 2025년 7월
평점 :
ㅜ슨집에는 5살 된 검정 말티푸가 한 마리 있다. 이름은 '코코'이고 가족 구성원으로서 막내딸로 불리기도 한다. 아침 10시 ~ 11시에는 엄마와 산책을 나간다. 그래서 산책할 시간이 지나도록 나가지 않으면 '끄응'하며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저녁 식사 시간에는 (본인 밥이 있음에도) 식탁 옆에 스핑크스처럼 앉아있다. 마치 '나에게도 맛있는 간식을 달라'는 듯한 자세다. 와이프는 살찐다고 안되지만 버티는 코코의 모습에 황태채를 하나 뽑아 던져주는 경우가 더 많다. 코코가 좋아하는 장난감은 고양이와 도넛 인형이 있다. 가지고 놀다 꺼낼 수 없는 곳에 들어가면 그 근처에서 나를 바라보고 '멍멍'하고 짖는다.
그레고리 번스(Gregory Berns)의 "How Dogs Love Us"는 한국에서 "개의 뇌과학"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이미 2013년 출간 당시 해외의 많은 반려인과 과학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개가 인간을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감성적인 이야기를 넘어, 최첨단 MRI 기술을 활용하여 "개는 무슨 생각을 할까?"라는 오랜 질문에 대한 과학적이고 심층적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었다.
그의 그런 과정에서 우리 집 막내딸 '코코'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하면 코코에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지 찾아보고 싶은 마음에서 책을 읽게 되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혁신적인 연구
번스 박사의 연구는 먼저 기르던 반려견 '뉴턴'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반려견 '켈리'를 입양하며 시작된 깊은 호기심과 사랑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개와 인간 사이의 특별한 유대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했고, 이는 마취 없이 개를 MRI 스캐너에 훈련시켜 뇌 활동을 측정하는 전례 없는 '도그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마취하지 않은 (기절하지 않은) 상태의 강아지를 자발적으로 기계에 들어갈 수 있도록 개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였고, 긍정적 강화 훈련을 통해 켈리가 자발적으로 MRI 터널에 들어가 정지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과정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훈련 과정 속에서 개들이 얼마나 영리하고 인간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강한 존재인지도 알 수 있었다.
개는 무슨 생각을 할까?
<개의 뇌과학>에서 번스 박사는 MRI 스캔을 통해 개의 뇌 보상 시스템(Reward System) 이 인간의 목소리나 냄새에 반응하는 방식을 분석했고, 개들이 인간을 단순한 먹이 제공자가 아닌 특별한 사회적 존재로 인식한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개가 사람의 칭찬, 냄새, 언어 신호에 반응할 때 도파민 수용체가 풍부한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점은 인간과 반려견 간 유대감의 과학적 근거를 명확히 보여줬다.
그렇다면 **"개는 무슨 생각을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책 속의 답은 무엇일까요? 번스 박사의 연구는 개들이 우리와 유사한 방식으로 기쁨, 사랑, 두려움과 같은 감정을 경험하며,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행복감을 느낀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들은 단순한 반사 작용이 아니라, 복잡한 감정과 인지 능력을 가진 존재로서 인간과의 유대감을 소중히 여깁니다. 뇌에서 '사랑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Oxytocin) 수용체가 풍부하다는 점은 개와 인간 사이의 애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마치며, 더욱 깊어진 개의 마음 탐구
저자 스스로도 이 연구는 소수의 개체에 대한 것이므로 일반화하기에는 이르다는 한계를 인정하지만, "사람과 개의 관계에서 사랑에 대한 상호작용이 이뤄지며 개 역시 사회적 인지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찾은 것은 분명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개의 뇌과학"은 우리가 반려견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며, 그들과의 관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과학적 토대를 제공하는 필독서입니다. 그리고 2013년 이후 계속되는 연구들은 개의 경이로운 지성과 감성을 계속해서 밝혀내며, 우리와 반려견의 삶을 더욱 가깝게 연결하고 있습니다.
[참고] 이 책은 2013년에 쓰인 책으로 10년 전의 과학 기술과 현재의 과학 기술 격차는 클 거라는 생각하에 이후 fMRI로 밝혀진 개의 마음 탐구 결과들을 찾아봤다. (※아래는 책에 없는 부분으로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찾아보고 정리한 내용입니다.)
- '개 얼굴 영역(DFA)'의 발견: 최근 연구들은 개 뇌 속의 특정 영역이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는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이는 개가 인간의 사회적 신호, 특히 얼굴 표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단순히 시각적 특징을 넘어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임을 시사합니다.
- 칭찬 vs. 음식, 개는 무엇을 더 선호할까?: 많은 반려인들의 궁금증이었던 '칭찬과 음식 중 개가 무엇을 더 선호할까?'에 대한 답도 fMRI로 밝혀졌습니다. 번스 박사 연구팀의 후속 연구 결과, 대다수의 개는 음식과 칭찬 모두에 긍정적인 뇌 활성화를 보였고, 심지어 상당수의 개는 음식보다 보호자의 칭찬에 더 강한 뇌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는 개가 단순히 먹이를 위해 인간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유대와 칭찬에서 오는 기쁨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강력한 과학적 증거입니다.
- 인간의 의도를 읽는 개: fMRI 연구는 개가 단순히 행동에 반응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려 한다는 증거를 제시합니다. 인간이 의도적으로 간식을 주지 않는 상황과 실수로 주지 않는 상황을 개들이 뇌 활동으로 다르게 인식한다는 연구는 개가 인간의 인지적 상태를 추론하려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개의 언어 처리 능력: 개 뇌의 특정 영역이 인간의 음성 신호와 단어에 반응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도 활발합니다. 개가 낯선 단어에 대해 새로운 것을 감지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고, 특정 단어를 구별하며 심지어 새로운 단어를 학습할 수 있는 신경학적 기반을 가지고 있음이 시사되었습니다. 이는 개가 사람의 말을 단순히 소리로 듣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부여하고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