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왜 얼굴에 혹할까 - 심리학과 뇌과학이 포착한 얼굴의 강력한 힘
최훈 지음 / 현암사 / 2025년 6월
평점 :
센스 있게 책이 포장되어 있다. 책을 감싸고 있는 띠지는 절묘하게 얼굴 아랫부분을 가리며 "띠지에 가려진 얼굴을 상상할 수 있나요?"라는 도발적(?)인 문구로 독자를 후킹하고 있다.
<우리는 왜 얼굴에 혹할까>는 '얼굴'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을 통해 얻고 싶었던 건 '내 얼굴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였다. 자신의 얼굴이 어떤 정보를 담고 있고, 서로 간에 어떻게 주고받는지 그리고 얼굴을 통해 전달된 정보들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한다면 매력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몇 가지 포인트를 캐치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내용들을 하나 둘 살펴보면 '아, 그렇구나'라고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우리는 '왜?'라고 설명할 순 없지만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들만 나열하고 '그렇지? 동의하지?'라고 쓰여 있으면 값어치 없는 책이 될 것이다.
저자인 최훈 교수님은 시지각이라는 심리학의 한 분야를 깊게 공부하신 분으로, 우리가 얼굴을 보며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 받는 정보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신다. 일부 이야기는 사회적 환경 (또는 당시의 트렌드)에 따라 형성된 것도 있기에 모든 걸 블록처럼 딱딱 끼워 맞춰 설명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평소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던 얼굴에 대한 느낌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조금은 얼굴에 대해 선명하게 이해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예를 들어 걸그룹의 비주얼 담당이 있는 이유, 안경을 쓰면 지적으로 보이는 이유, 피부색이 하얀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 등등이 있다.
책 속에는 얼굴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다. 얼굴의 대칭 / 인식, 눈, 코, 입, 눈썹, 피부 톤, 피부 결 등등 얼굴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귀결되는 내용은 '매력'이었다. 어떤 피부 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매력적인지, 입술색이 어때야 매력적 인지, 왜 짙은 눈썹이 매력적인지 등등..
책 제목처럼 <우리는 왜 얼굴에 혹할까>에 대해 책의 대답을 요약해 보면 '생존과 번식' 때문이다. 얼굴에 혹 한다는 말은 그 사람이 매력 있어 보인다는 뜻이고, 매력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임을 뜻한다. 본능에 가까운 말이지만 건강한 사람 번식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준다. 그래서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얼굴에 우리는 혹하게 된다고 풀어서 말할 수 있다.
또 책 속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은 "친숙성"이었다. 나는 볼매 (볼수록 매력 있다)라는 단어를 종종 쓴다. 꼭 사람의 얼굴이 아니어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제품들은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계속해서 노출하려 한다. 기본적으로 알려야 알기 때문에 광고하는 이유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두뇌가 친숙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두뇌는 처음 보는 것을 분석하려면 에너지를 쏟기 때문에 싫어하고, 익숙한 것은 적은 에너지로도 받아들일 수 있어 친숙한 것에 더 호감을 가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얼굴에 적용하면 '친숙성'이라는 것은 대중에게 더 많이 노출될수록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원칙이라 생각됐다. 직장 속 사회생활이나, 소셜 미디어에서 인정받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방법은 부끄럽더라도 계속해서 나를 알리는 것이라는 알게 되었다.
끝으로 책에는 총 4명의 인물이 종종 등장한다. 한 명은 저자인 '최훈'님, 그리고 '최극남, 최무남, 최지아'이다. 책의 중반쯤에 그들이 누구인지 밝혀지게 되는데... 그들이 '당연히 누구이지 않을까?'라고 추측했다면 그건 아마도 잘못된 추측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재미로 '누굴까?' 생각하며 읽어도 좋을 것 같아 언급해 본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