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비울수록 뇌가 산다 - 뇌를 젊게 만드는 습관
이와다테 야스오 지음, 곽현아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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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비울수록 뇌가 산다>를 읽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던 '기억의 망각'에 대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 조금은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시험'이라는 평가를 통해 점수로 나의 가치가 매겨지는 그런 삶을 살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시험의 평가 방식은 대부분 암기한 내용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그 사람의 점수가 매겨지고 했다. 따라서 암기를 잘 하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 반대로 암기를 잘 못하는 사람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었고 당연히 똑똑하지 못한 사람으로 평가되곤 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무언가를 외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기억해 내지 못할 경우 머리를 탓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억을 비울수록 뇌가 산다>에서 두뇌는 적극적으로 잊지 위해 신체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효율이 좋은 뇌


개인적으로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타인의 눈에도 깔끔하고 정리를 잘 한다는 말을 듣기고 했다.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살았는 데 매번 중요한 무언가를 찾을 때면 어디 있는지 찾아 헤매곤 한다. 내가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은 맞다. 그러나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정리할 때마다 물건의 위치가 바뀌었고, 그저 보기 좋게만 정리해 뒀기에 필요할 때 연상해서 잘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나는 정리하는 방식을 바꿨다. 비슷한 물건들끼리 모아두었고, 사용한 물건은 꼭 원래 있던 곳에 두려 노력했다. 또한 정리한 상태를 자주 들여다보며 눈에 익숙하게 하려 했다. 한 곳에 자리 잡은 물건들은 그곳을 떠나지 않았고, 내가 필요할 때면 바로 떠올려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두되는 오감으로 많은 정보를 입력해 두뇌에서 처리한다. 두뇌는 각 신경세포에서 받은 정보를 단기 기억으로 보관했다 중요도에 따라 장기 기억으로 영구 기억 시킨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으로 아는 이야기다. 기억이 1차적으로 머무는 장소는 '해마'다. 해마는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세포를 재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이기도 하다.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의 이동은 자신의 의지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어떤 기억은 짧은 순간 스치기만 했는데 강하게 기억 속에 저장되지만, 어떤 기억은 머릿속에 담으려고 노력해도 연기처럼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 이유의 기저에는 '망각'이라는 요소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인간의 뇌는 중요한 정보를 기억한다.


뇌가 모든 정보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기억한다면 우리 삶은 어떨까? 기계는 메모리 용량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모든 정보를 다 기억한다. 반면 사람의 두뇌는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하는 정보도 100% 완전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인간과 기계의 기억에서 가장 큰 차이는 "중요도"라고 말하고 싶다.


기계의 메모리가 기억하는 정보에는 중요도가 없다. 모두 평등하게 취급되고 저장 공간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들어온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여갈 뿐이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는 입력되는 모든 정보를 기억하지 않는다. 또한 들어온 기억 중 생존에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정보들은 적극적으로 소멸시킨다. 여기서 말하는 생존에 중요한 정보는 개인의 과거 경험과 DNA에 새겨진 본능과도 직결되는 요소기도 하다. 따라서 사람에게 같은 정보를 제공해도 저마다 기억하는 정보는 다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너무 당연했다. 개인마다 삶의 환경과 경험이 달랐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누적된 경험들은 두뇌 속에 각자만의 신경 회로를 구성하게 되었고, 단기 정보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1차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간의 두뇌는 중요한 정보만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도는 각자의 삶을 통해 켜켜이 누적된 경험으로 구성된 신경 회로에 따라 정보의 중요도를 다르게 판단하고 있었다. 그리고 단기 기억을 주관하는 해마가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불필요한 정보는 적극적으로 망각하도록 지시하고 있었다.




마치며,


"나이가 들며 변화하는 것은 기억력이 아니라 기억을 취급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흔히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감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억을 비울수록 뇌가 산다>를 읽고 나니, 이러한 생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나이가 들며 변화하는 것은 기억력 자체가 아니라 기억을 취급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뇌는 스펀지처럼 모든 정보를 흡수하고 빠르게 저장하려 한다. 새로운 경험과 지식에 대한 갈증이 크고, 생존에 필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별하는 시스템이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것을 외우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한 능력으로 여겨지곤 했다.


하지만 뇌는 나이가 들수록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것을 넘어, 효율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수십 년간 쌓인 경험과 지식은 뇌 속에 견고한 신경 회로를 형성하며, 이는 새로운 정보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강력한 기준이 된다. 더 이상 모든 것을 기억하려 애쓰기보다는, 정말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빠르게 선별하고, 불필요한 정보는 과감히 잊어버리는 방식으로 뇌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마치 잘 정리된 서재와도 같다. 처음에는 모든 책을 쌓아두었던 서재가 시간이 지나면서 필요한 책은 제자리에 두고, 더 이상 읽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책은 과감히 버리거나 정리하는 방식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즉, 나이 든 뇌는 단순히 기억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기억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향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기억의 망각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뇌가 스스로를 보호하고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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