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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AI 전쟁 (DeepSeek AI WAR) - 빅 브라더 중국 AI 굴기, 딥시크 모델 분석, 중국 현지 특파원과 AI 전문가가 들려주는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빅브라더 중국 AI이야기
배삼진.박진호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5월
평점 :
챗 GPT가 등장하기 전 AI는 언젠가는 영화나 만화 속의 이야기처럼 언젠가는 실현되겠지만 먼 미래의 기술이라 생각했다. 2022년 11월 대중화 버전의 ChatGPT 공개되고 AI는 현재까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흔히 반도체 발전 속도가 빠르다 하여 '무어의 법칙'으로 약 2년 주기로 2배씩 발전하는 것으로 말한다. 하지만 GPT 등장 이후 AI 발전 속도는 2년 반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AI는 마치 미국이 최고의 기술을 가진 것처럼 대중에게 퍼져나갔지만 2025년 1월 시장엔 엄청난 녀석이 나타났다. 그 녀석의 이름은 '딥시크(DeepSeek)'라는 생성형 AI였다. 딥시크의 성능은 당시의 ChatGPT보다는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시장이 크게 동요했던 이유는 첫 번째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AI였고, 두 번째는 ChatGPT 학습에 필요한 비용의 수십 분의 1로 가능했다는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첫 번째로 중국은 미국의 기술 규제로 생성형 AI를 학습시킬 하드웨어 (특히 고성능 GPU) 공급이 제한된 상태였다. 두 번째로 고성능 AI는 더 많은 GPU, 더 많은 소비전력,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당시의 고정 관념을 딥시크는 모델 효율화로 극복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전 나의 AI 동향에 관한 지식과 딥시크에 대한 시장의 반응에 대한 이해는 이 정도 수준이었다. 중국산 AI이고 루머 그리고 정보가 제한적이라 딥시크에 대한 이해의 폭이 제한되어 책을 읽고 딥 시크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난 나의 소감은 'AI는 자유/사회주의 체제 경쟁이구나!'라는 큰 그림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은 흐른다
더불어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기술 규제를 받고 있음에도 AI를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과 장기적인 목표 이행이 무척 인상 깊었다. 중국이란 나라는 참 특이하게도 장기적인 계획을 많이 선언한다. 세부적인 계획이 있겠지만 선언하는 내용들은 너무 큰 덩어리라 '이게 무슨 계획이야?'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15년에 '중국 제조 2025'라는 전략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제조강국 대열에 들어가고 2035년에는 세계 제조강국 중등 수준 마지막으로 2049년에는 세계 제조 상위권 달성이라는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2017년에는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도 발표했다. 이 또한 너무 러프하다.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 2025년까지 AI를 경제 변혁의 원동력으로 사용 마지막으로 2030년까지 세계적 AI 중심지로 도약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올해는 중국 제조 2025의 첫 번째 성과를 달성하는 해이다. 중국의 목표는 '제조 강국 대열', 여러분이 느끼는 중국의 제조 수준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더불어 AI 분야에서 'AI를 경제 변혁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도 점검해야 하는 해이다.
딥시크 이전에도 중국의 거대 IT기업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샤오미 등)들은 AI 분야에 투자하고 연구개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간의 성과는 잔잔했지만 딥시크 이후 중국은 폭발적으로 AI를 사회 및 산업 전반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딥시크 AI 전쟁>에는 현재 중국에서 딥시크를 중심으로 어떤 사회, 정치, 외교적 실험을 하고 있는지 사실 중심으로 알게 될 것이다.
미국이 제조 리쇼어링이라면 중국은 인재 리쇼어링
<딥시크 AI 전쟁>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유학 간 석박사들이 중국으로 귀환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자발적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미국의 중국에 대한 차별에 미국을 등지고 귀환하는 인재들이 많다고 한다.
심지어는 미국 대학에 종신으로 있는 중국인 대학교수들이 중국으로 귀환하기도 하며 미국 내 대학에는 AI 지식을 전수할 교수진이 공백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단순한 미국에 대한 차별뿐만 아니라 미국으로 유학 간 중국인들은 중국 정부의 파격적인 대우에 매료되어 중국으로 리쇼어링 한다고도 한다. 돈, 사회적 지위, 주거 안정 등 다양한 방면으로 대우해 준다고 한다.
단기적으로 인재 리쇼어링은 유행적인 현상처럼 보일 수 있으나 중국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자립적으로 AI를 부흥시키려 하고 있다. 해외에서 공부하고 노벨상 수상자 및 수상 대상급의 인재들이 중국 대학에서 AI 인재를 계속해서 키워나간다면 AI 경쟁력이 당연히 높아지지 않을까? 중국 정부는 서두르지 않는다. 앞서 중국 제조 2025 및 차세대 AI 발전 계획과 같이 장기적인 계획으로 꾸준하게 밀고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AI 인재 50만 양병설도 있다고 한다.
마치며,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딥시크를 좀 더 자세히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하지만 완독하고 난 지금의 마음은 조금 무거운 상태다. 대한민국과 중국의 GDP 차이가 있지만 AI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선진국을 추격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작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마치 거대한 기업이 되고 중국 내 기업들이 핵심 인재가 되어 '지향점'을 향해 나가는 점이 대단하다 생각했다. 이는 비단 사회주의, 자유주의를 떠나 국가가 방향을 제시하고 기업이 견인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습은 꽤 괜찮다고 느껴졌다. 앞서 '이게 무슨 계획이야?'라고 생각했던 장기 계획을 하나 둘 실현해 나가는 뚝심도 대단할 뿐이었다.
시간이 더 지나면 AI 기술은 더 고도화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기대하는 양자 컴퓨팅 기반의 AGI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미국, 중국 두 나라는 각자만의 노선으로 AI를 발전시키고 확산시키려 할 것이다. 두 나라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어느 국가의 AI 체제에 편입하며 양국 간 AI 힘겨루기는 계속되 거라 생각한다. 미래에 AI 기술은 힘이자 곧 세계 패권을 거머쥐는 열쇠가 될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