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해방 - 불안 과잉 시대, 마음의 면역력을 키우는 멘탈 수업
폴커 부슈 지음, 김현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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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렇게 오랜 시간을 투자해 읽은 책이 있었나 싶었다. 폴커 부슈의 '걱정 해방'을 처음 받아들고 너무나도 읽기 싫은(?) 감정이 들었다. 빽빽하게 나열된 소주제와 본문 시작 40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사용 설명서, 프롤로그, 브리핑이 읽기도 전에 나를 지치게 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에 작가 서문을 읽는 게 좋다고 말한다. 글쎄? 나 역시 읽고 있지만 책의 내용을 모른 상태에서 읽는 서문은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 그저 개략적으로 이런 내용이 있겠구나, 핵심 생각은 저런 것들이겠구나만 짚으면 되지 구구절절이 이어지는 서문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걱정 해방의 서문도 읽다 지쳐 건너뛰었다.


하지만, 본문을 읽기 시작하며 나의 부정적인 생각들은 환희로 변해갔다. 완독하는데 긴 시간이 걸린 이유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이야기들, 너무나도 당연해서 왜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시켜줬기 때문이다. 당연히 관점을 접하다 보니 나의 관점도 많은 부분에서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은 '당연한 이야기'에 대한 '당연하지 않은 해답'을 들려준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목차 살펴보기


1장 | 더 유연해지기: 불확실성을 잘 견디는 법

2장 | 좋은 것에 집중하기: 부정적인 것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법

3장 | 생각 스위치를 끄기: 고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법

4장 | 유쾌함을 유지하기: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

5장 | 자신감을 갖기: 두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가꾸는 법


각 장은 '문제(Problem) ⇨ 해결책(Soultion) ⇨ 정리'의 순서로 이어진다. 물론 문제, 해결책에는 정말 많은 소주제들이 나열되어 있다. 너무 많은 소주제들이 피로감을 느끼게 했지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내용들이기에 읽기 전부터 부담 가지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걱정 해방'이라는 제목과 표지 이미지를 보고 떠올릴 수 있지만, 이 책은 '감정'과 '두뇌'를 접목하여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현상에 대한 '반응'을 이해시켜주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해 주고 있다.


대 주제에 대해 '문제'와 '해결' 파트로 나눠져 있는데, 문제 파트의 내용들이 더 많이 와닿았다. 이유는 이전에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투영해 볼 수 있었고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던 문제의 원인들, 나의 감정, 두뇌의 활동 등을 연결해서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선택할 독자라면 충분히 그런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확실성이라는 이름의 블랙홀


주변 사람들에게 듣는 나에 대한 평가는 '꼼꼼함, 완벽주의'다. 실제로도 작은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무엇인가 시작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걸 좋아한다.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는 성향은 가끔 다른 성향의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가장 큰 것은 '여행'이다. 우리 가족 구성원은 '여행 가자!'라고 말만 하지 어디를 갈지, 어떤 숙소에 묵을지, 무엇을 먹을지, 이동은 어떻게 할지 등등 세부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내게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하나의 도전이고,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사와 계획이라는 행위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에 계획을 안 세우는 사람들은 '그거 뭐 그냥 가면 되지'라는 무책임(?) 한 말을 하기도 한다.


어떻게 행동하는 게 맞는 것일까?


굳이 내가 가진 성향을 버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번 철저하게 조사하고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계획대로 짜인 여행을 하다 보면 여행지에서 뜻밖에 마주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더 높다. 책에서는 '세상이 여러분에게 즉흥적으로 선사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계획대로 여행하면 계획한 장소, 조사한 장소, 추천 음식만 먹을 뿐이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보고, 사람들의 경험담이 가득한 이야기다. 반면 여행지에 도착해 역으로부터 500 발자국 되는 곳에 있는 식당에서 밥 먹기라고 정하고 밥을 먹어보는 건 어떨까?


꼭 그 지역의 맛집을 가야 여행을 잘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나의 세상이 넓어질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 많이 끌어당기고, 덜 밀어 넣기


스마트폰이 보급되며 우리의 정보 소비 방식은 많이 변했다. 과거에는 대중 매체가 전달하는 정보를 90% 이상 소비했다면 지금은 50%도 안될 것 같다. 그 많은 다양한 소비 채널이 생겼고, 접근성 그리고 개인의 다양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IT 기술의 발달에 따라 스마트폰은 어찌 보면 나보다 나를 더 잘하는 존재가 되갈지도 모른다. 물론 스마트폰 기계가 나를 잘 안다는 게 아니라 그 안에 탑재된 소프트웨어와 웹 서비스들을 말하는 것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항상 옆에 붙어 있는 스마트폰을 조작하고, 무엇인가를 보고, 무엇인가를 찾는다. 즉,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이나 욕구를 풀 수 있는 통로가 스마트폰이 된다는 것이고 스마트폰은 추상적인 것들을 데이터화하며 나를 나보다 더 잘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흔히 알고리즘이라는 단어로 우리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서비스해주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좋아할 만한 것들은 대부분 자극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걸 싫어한다. 그러기에 단기적으로 호기심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내용에만 소비를 할 뿐이다.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밀어 넣는 정보에 매몰되지 않고, 스스로 필요한 걸 끌어당기려는 의식적이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쉽게 이야기해 유튜브 앱을 실행시켰을 때 추천 영상을 보는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내가 봐야 할 영상들을 검색해서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유튜브의 추천 영상을 없애보기로 했다. 이유는 무엇인가 검색하기 위해 접근하려던 내 의도를 추천 영상이 방해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했기 때문이다. (방법은 구글링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불편함을 줄지, 내 시간을 발전적으로 사용할지는 두고 봐야겠다.




마치며,


폴커 부슈의 걱정 해방은 단순히 걱정을 없애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의 감정과 두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깊이 이해시키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왜 불안과 고민에 사로잡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더 나아가, 새로운 관점으로 스스로의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해 나가는 방법들을 제시했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가장 큰 가치는 '당연한 문제'에 대해 '당연하지 않은 해답'을 제시한다는 점이었다. 익숙한 고민들과 친숙한 문제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되면서, 나의 관점 또한 조금씩 변화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각 장에서 제시하는 문제와 해결책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고, 삶의 태도를 조금 더 유연하고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책을 통해 깨달은 것 중 하나는 세상은 우리가 계획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선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철저한 계획과 조사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즉흥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우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여행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삶의 태도에서도 유효하다 생각한다.


또한,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끌어당기는 능력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스마트폰과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자극적인 정보에 끌려다니는 대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는 점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메시지일 것이다.


결국 걱정 해방은 단순히 한 권의 자기 계발서를 넘어,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과 실질적인 방법을 제안하는 책이었다. 불확실성과 걱정에 사로잡히기보다, 이를 이해하고 극복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삶은 여전히 불확실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 불확실성을 더 잘 견디고 유연하게 살아갈 힘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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