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운명론이거나 정해진 결과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것을 선호하고 그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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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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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에 자신만의 도시를 그리고 간직한다. 시간이 멈추고 모든 것이 간결해지는 공간인 도시. 현실에서 우리는 늙어가고 복잡한 삶에 치여 높은 벽에 둘러싸인, 음악이 없고 조용한 도시로 피해보고 싶기도 하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오곤 한다.

그러나 진짜 현실은 어디인가. 나의 관념 속에 그려놓은 장소에서의 내가 진짜 나인지, 아니면 이리저리 치여 번잡하고 너저분한 여기의 내가 진짜 나인지 혼란스럽다. 내 치부가 되는 그림자를 떼어버리고 싶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나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살아가야 하기도 하다.

일본 소설 특유의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독신 남자라는 클리셰가 뻔하게 느껴졌지만 하루키라는 작가의 마음 속 깊은 순수함의 결정에 대해 그대로 내비치는 이 소설이 아름다웠다. 마치 하나의 그림을 감상한 것과 같은 감각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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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랜드는지중해에 면해 있는 모든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싶다고 불쑥 말했다. - P13

 이제까지 중요한 것은 언어였다. 모든 것은 이름이 불리고 이야기된후에야 실제로 존재했다. 레이랜드가 찾아 나선 게 아니라 그게그에게 와서 부딪쳤다. 처음부터 그랬다. 언어 없이 사물에 도달하기를, 사물과 사람과 감정과 꿈에 닿기를 원할 때도 자주 있었지만 언제나 그 사이에 언어가 다시 끼어들었다. 언어로 이해해야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할 때면 사람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곤 했다. 리비아와의 경우에만 언어가 필요하지 않았다. - P21

그러나 엄마와 있을때와는 달랐다. 아주 달랐다. 아들은 언어란 어딘지 모르게 뭔가보편적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온 세상이 언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뭔가 특별하기도 했다. 그 언어를 누구와 사용하는가에 따라 뚜렷하게 구별됐다. - P27

레이랜드는 표준 중국어 어학 강좌에 등록했다. - P93

결혼 전 2년 동안은 무아지경이었다. 둘은 단어와 현재와 상대방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늘 취해 있었다. 둘은 언어를 바꾸면지금 함께하는 순간의 음색과 온도도 변한다는 사실을 놀랍게 깨달았다. 설명하기 어려웠지만, 머리카락을 훑는 느낌도 달랐다.
언어가 달라지면 감정도 달라지는 듯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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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야기에는 현실과 비현실이, 살아 있는 것과 죽은 것이 한데 뒤섞여 있어." 그녀는 말했다. "마치 평범한 일상 속의 일들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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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한낱 숨결에 지나지 않는 것, 한평생이래야 지나가는 그림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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