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길 위의 철학자 - 떠돌이 철학자의 삶에 관한 에피소드
에릭 호퍼 지음, 방대수 옮김 / 이다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에릭 호퍼라는 떠돌이 철학자에 대한 자서전이다. 독일계 미국인으로 시력이 좋지 못해 어렸을 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다가 15살에 시력을 회복하게 되었다. 그 후 읽을 수 있는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며 헌책방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잃고 로스앤젤레스로 가서는 독서로 시간을 보내다가 레스토랑의 접시닦는 일을 하게 된다. 그 일 뿐 아니라 직업소개소를 거쳐 이런저런 일일용역을 하면서 대학 교재로 독학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러다가 유대인 친구를 사귀게 되는데 이 때 유대인과 성경에 심취하게 된다.
"유대인이 어느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세계 최초의 이야기꾼이라는 시실에서, 탁월한 성구자로서 그리고 과학과 사회 문제의 이론가로서 그들의 현대 역할이 설명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P49)"
에릭 호퍼는 노동자로서의 삶의 허무함에 잠식당해 자살을 결심한다. 하지만 음독의 순간 삶으로의 의지를 되새기게 되고, 그 때부터 노동자가 아닌 방랑자의 삶을 살아가기로 한다. 그 후 다른 도시들로 떠다니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도시에서 접시닦이 일을 하거나 묘목농장에서 가지 치고 농약뿌리는 일을 하면서 노잣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가 방랑을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임시수용소에서 머무는 동안 자신이 이야기를 잘 한다는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실제로 나의 중요한 구상의 대부분은 내가 군중 속에 휩쓸려 있을 때 태어났다.(P.82)"
에릭 호퍼는 지식 탐구에 대한 열정이 아주 큰 사람이었다. 식물에 대한 호기심을 풀기 위해서 식물학을 독학하였고, 우연히 알게 된 캘리포니아 감귤연구소에서 일어난 레몬 잎 백화현상을 해결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곳에 정착하지 않고 방랑을 계속하였다.
그는 방랑 중에 사랑하는 여인 헬렌을 만났다. 헬렌은 에릭의 학문적 재능을 알아보고 대학 수업을 들으라고 하지만 에릭은 두려움에 방랑을 계속하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그 후 눈이 침침해지고 외로움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된 여인 앤슬리와 함께 버클리로 가려다가 앤슬리가 기차사고로 죽게 된다.
"다른 사람을 기꺼이 용서하는 것은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방도가 될 수 있다. 내가 불만 품는 걸 내키지 않아하는 것은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P.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