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개인의 고통과 다수의 고통이 맞닿았기에, 자아에서 출발한 창작이라도 일정한 보편성을 지니고 어느 정도의 민중성을 얻을 수 있었다. - P286
가능한 한 민중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해야하고, 무엇보다도 사상적으로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잊지 말고, 상류층인 체 거들먹거리지 않으며, 자기보다 불행한 이를 조롱하지 말아야 한다. 또 자신이 얻은 모든 것에 대해 감사와 부끄러움을 함께 느끼고, 스스로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여기지 말고, 모든 사람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뜨거운 열정으로 거대한 세계를 바라보고, 인간의 고통에 대한 연민과 관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타인을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을 너무 좋게 생각하지 말아야한다. - P286
넘쳐나는 매체가 만들어 내는 쓰레기 정보와 요란한 사회의 거품을 헤치고, 인류의 정서가 스민 소박한 삶을 체험하고 관찰해야 한다. 오직 민중의 소박하고 평범한 생활만이 삶의 주류다. 그런 삶이어야만 그 속에 진정한 정서와 진정한 창조성, 진정한 인간의 정신이 조용히 솟아난다. 그리고 그런 삶이야말로 문학의 진정한 원천이다. - P290
우리는 인간의 운명에 대해 관심을 품고, 작품 속에진정한 감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는 어느 특정 계층의 비위를 맞추기 위함도, 가식으로 독자의 눈물을 자극하기 위함도 아니다. 인간의 영혼에 가까이 다가가고, 시대의 병소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인간의 영혼과 시대의 병소에 다가가려면 먼저 자신의 영혼과 병소를 응시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가차 없이 죄를 물어야 한다. 그것이 단순한 참회에 그쳐서는 안 된다. - P291
작가는 모든 사람을 사랑할 용기를 가져야 하며, 심지어 자기 적까지 사랑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반면 자신을 사랑해서는 안 되고, 자신을 가엾게 여기거나 스스로에게 관대해서도 안 된다. 글쓰기 과정에서 자신을 가장 악랄하고, 가장 용서할 수 없는 적으로 대해야 한다. 선한 사람을 악인으로, 악인을 선한 사람으로, 자신을 죄인으로 그리는 것이 나의 예술적 변증법이다. - P291
진정한 작가는 자기 독자를 스스로만들어 낸다. - P292
"문학은사람을 담대하게 한다." 진정한 담대함은 눈 하나 깜짝 않고 사람을 죽이는 것도 아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고 독립적인 사고를 유지하며,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양심이 가리키는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정신이다. - P2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