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 세계의 시장 - 맛있고, 재밌고, 독특한 ㅣ 베스트 지식 그림책 13
마리야 바하레바 지음, 안나 데스니츠카야 그림, 최현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11월
평점 :
아이들과 책을 읽는 시간은 언제나 소중하다. 함께 페이지를 넘기며 서로의 감상을 나누는 그 순간들은 우리 가족만의 작은 축제와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우리를 전 세계 시장으로 데려가 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책 속의 삽화와 이야기들에 빠져들었고, 나는 아이들이 얼마나 흥미를 느끼는지 옆에서 지켜보며 새삼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엄마, 여기 시장 가보고 싶어요!”
책 속에 등장한 태국 방콕의 깔럼떠이 시장을 보며 딸아이가 손가락으로 그림을 가리켰다. “여긴 사람들이 정말 많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방콕 시장의 복잡하고 활기찬 모습이 그림 속에서 생생히 전해져서인지 딸아이는 책 속 삽화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며 상상에 빠져 있었다.
아들은 프랑스 니스 쿠르 살레야 청과시장에 눈을 떼지 못했다. “와, 과일이 이렇게 예쁠 수가 있나요? 여긴 과일도 예쁘고 꽃도 많네요. 향기도 날 것 같아요.”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직접 가보지 못한 시장을 마음껏 상상하며 여행했다. 삽화로 표현된 시장의 모습은 단순히 보는 재미를 넘어, 그곳의 공기와 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까지 느끼게 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건 ‘시장의 이야기’였다. 각 시장에는 그곳만의 특별한 문화와 사람들이 담겨 있었고, 그런 이야기들이 짧지만 깊이 있게 전해졌다. 칠레의 푸에르토몬트 양헬모 수산시장에서는 바다와 맞닿은 시장의 풍경을 읽으며 아이들과 해산물 이야기를 나눴다. “여긴 정말 신선한 물고기 냄새가 나겠죠?”라며 상상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우리 동네 시장 이야기도 나눴다. “엄마, 우리 시장에도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을까요?” 책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시장에 얽힌 추억을 떠올리고, 조만간 가족 모두 시장에 가보자고 약속했다.
이 책은 단순히 세계 시장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었다.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즐거움을, 부모인 나에게는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쌓는 기회를 선물해 주었다. 책을 덮으며 아이들이 말했다.
“엄마, 이거 또 읽어요!”
다시 펼쳐도 질리지 않을 책. 아이들과 세계 시장으로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