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미사여구나 자극적인 에피소드는 없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참 평온해졌습니다. 칠십이라는 나이에 시작된 저자의 여행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동유럽 마을의 소박한 가게와 인형극을 통해 '살아낸 자리의 온기'를 이야기하는 시선이 참 따뜻합니다.특히 "여행은 잃어버린 이름을 다시 찾으러 가는 길"이라는 대목에서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중년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분들이나, 역할에 매몰되어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분들에게 이 책은 쉼표 같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책을 덮고 나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기보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를 다시 사랑하고 싶어집니다. 여운이 길게 남는 아름다운 에세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