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박지선 옮김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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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작가가 ‘상실’을 감정적으로 쏟아내지 않고 뼈 깊이 느껴지게 썼다는 점이었다.
인물의 대사 하나하나가 절제되어 있어서 감정이 크게 전해졌다. “우리는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책임지는가.”라는 문장은 전체를 꿰뚫는 핵심이다.
특히 베스가 자신의 삶을 스스로 다시 선택하는 순간, 그 단단한 결심이 여운을 남겼다. 사랑의 찬란함보다 사랑 이후의 무너짐을 더 정직하게 보여준 점이 좋았고,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건 결국 자신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걸 이 소설이 조용히 일깨워줬다. 문장이 차갑게 느껴지다가도 불현듯 한 줄의 따뜻함이 스며들어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현실의 잔혹함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신뢰를 끝내 놓지 않는 작가의 시선이 깊이 와 닿았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도 한참 동안, 책 속의 침묵이 내 안에서 계속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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