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적인 고통의 묘사 대신, 감춤을 통해 드러나는 삶의 진실을 보여주는 점이 매력적입니다.짧은 문장 속에서도 묵직한 울림을 전하며, 읽는 이를 멈춰 서게 만듭니다.“한줄기 실바람에도 목련은 부서지고”와 같은 구절은 인간 존재의 연약함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한 치 오차 없이 떨어지는 기요틴의 칼날”처럼 강렬한 이미지는 삶의 긴장을 고스란히 전합니다.그러면서도 시인은 “사람 마음에는 슬픔을 무디게 받아들이도록/ 한 겹 깔판이 있다는 것”이라며 희망의 가능성을 남깁니다.고통에 매몰되지 않고, 회복과 견딤의 힘을 전하는 태도는 시집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폭풍의 흔적 속에서 발견하는 고요와 사유는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줍니다.빠르게 소비되는 글과는 다른, 천천히 음미해야 할 시적 언어가 돋보입니다.조용하지만 강한 위로를 건네는 시집으로, 삶을 곱씹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