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게, 시리도록, 청춘 속 너에게 - 정처 없이 떠도는 푸른 날들에 부치는 글
김산영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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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어설프게 시리도록 청춘을 지나고 있나요?
“나는 쉽게도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P.139)

딸기 쇼트케이크 위의 딸기 한 알, 창밖으로 스며드는 함박눈, 따스한 이불의 촉감.
이 책은 그런 장면들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꺼내 보이며 묻습니다.
“그때, 행복했지 않나요?”

나열된 소소한 행복들은 우리 마음 깊은 곳의 기억을 두드리듯 다가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이 책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하게 청춘을 끌어안습니다.

"나는 나를 볼 수 없어 당신을 봅니다." (P.79)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삶이란 결국 누군가의 존재를 통해 나를 비추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스승의 날, 해물 누룽지탕을 맛있게 먹고,
저수지가 보이는 카페에서 책을 펼쳤던 오늘.
돌아갈 집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고,
묵묵히 일하는 남편의 등이 새삼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바로 그런 순간들을, 이 책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신의 청춘은 낭만이 되었습니까?'
이 물음에 아직 ‘예’라고 말하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부드럽고, 따뜻하게 건네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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