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를 미워하지 않는다.늘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일 뿐이다.어린 시절에도, 지금도.엄마는 늘 무언가를 하고 계셨다. 쉴 틈 없이 일하고, 누구보다 부지런히 하루를 살아내시는 그 모습이가끔은 너무 안쓰럽게 느껴져서괜히 눈을 피하게 되곤 했다.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그 안쓰러움이라는 감정이,실은 깊은 존경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죽이고 싶은 엄마에게』를 읽으며나는 내 안에 쌓아둔 수많은 감정을 한 겹씩 꺼내어 본다.엄마를 향한 복잡한 감정들이 꼭 미움일 필요는 없다.사랑이면서 동시에 안타까움이기도 하고,가까이 가고 싶으면서도 선을 긋고 싶은 그런모순된 감정들이 공존하는 것.그게 우리 대부분의 ‘엄마 이야기’ 아닐까.엄마는 여전히 나보다 먼저 걷고,나는 그 뒤를 천천히 따라간다.분홍빛 나뭇잎을 따뜻하다고 말하는 아이처럼,이제는 나도 엄마의 하루를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려 한다.미워하지 않는 대신,조금 더 이해해보려는 마음으로.존경이라는 이름으로 엄마를 다시 불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