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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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 바움가트너

죽음 앞에서의 마지막 이야기

뉴욕 3부작, 달의 궁전, 4 3 2 1 로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미국 문학의 거장 폴 오스터의 마지막 장편소설 '바움가트너' 는 암투병 중 집필한 작품으로, 소설 주인공 바움가트너라는 이름을 빌려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유작이자 고백이다.

소설은 십 년 전, 사랑하는 아내 애나를 사고로 잃은 노교수 바움가트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반복되는 애도의 시간 속에 갇혀 살아가던 그는, 무엇인가에 홀린 듯 이상한 사건들이 겹쳐진 어느 날, 자신이 태워버린 알류미늄 냄비를 바라보다 문득 아내의 기억에 잠식되고, 그 기억은 그의 삶을 되짚는 여정을 열어젖힌다.

바움가트너는 애나의 서재에 들어가 그녀가 남긴 서류와 원고를 훑어보며 추억을 회상하고, 생전에 남긴 마지막 글을 통해 말하며, 그녀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바움가터는 애나가 죽은 뒤 손에 놓았던 펜을 다시금 쥐게 된다. 이렇게 글쓰기를 통해 그는 자신이 느끼는 고통과 허망함, 사랑과 애도의 감정을 정리하게 된다.

애도의 시간은 늘 그렇다. 영화처럼 눈물 흘리고 무너지는 장면보다는, 평범한 일상이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쌓여간다. 이제는 없어야 할 사람이 아직도 곁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순간들, 그것이 진짜 슬픔이다. 바움가트너는 사랑하는 이를 잃고도, 잃어버린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그녀와 여전히 대화하고, 기억하며, 심지어는 그 사람을 닮은 꿈을 꾸고, 다시 깨는 사람이었다.

아내와의 사랑, 과거의 상처,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또 다른 이야기들.

사랑은 기억 속에서 빛나고, 상실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또다시 사랑을 꿈꾼다.

아픈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로 마지막까지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소설이다.

출판사 '열린책들'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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