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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올로지 - 몸이 말하는, 말하지 못한, 말할 수 없는 것
이유진 지음 / 디플롯 / 2025년 4월
평점 :
이유진 / 바디올로지
몸으로 써내려간 끝나지않는 이야기
바디올로지는 몸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류의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이야기를 다룬다.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기준이 몸을 어떻게 재단하고, 길들이고, 심지어 착취했는지 들여다보며,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몸에 대한 생각을 하나하나 의심하게 만든다.
몸은 태어난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시선과 담론 속에서 끊임없이 규정되고 다듬어지는 하나의 결과물이다. 가슴, 얼굴, 머리카락, 살집, 피부, 심지어는 죽음과 부활에 이르기까지, 특히 신체적 외모가 자본이 되고, 권력 관계에 종속되며, 사회적 계층을 가로지르는 역할을 수행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예쁜 몸이라는 기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이를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비용과 노력을 지불하며 살아왔는지, 몸을 매개로 벌어지는 인간 사회의 이면을 들춰낸다. 근대 이후 한국인의 몸을 둘러싼 변화상을 살펴보면 단발령에서 시작해 여성 노동자의 머리카락 착취, 탈코르셋 운동에 이르기까지, 단순한 머리카락 한 올조차 시대 권력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음을 알수있다.
몸은 오랜 시간 동안 사회적 전쟁터로 존재해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몸평과 얼평은 여전히 우리를 감시하며, 스스로 몸을 평가하게 만드는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몸을 통한 착취와 소비, 권력의 논리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으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죽음 이후 육체적 부재에 이르러서도, 살아 있는 몸은 물론 죽음을 맞은 몸조차 세상을 향한 증언을 멈추지 않는다. 바디올로지는 이러한 몸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과 교묘한 협상, 그리고 폭력적인 착취의 기록을 통해, 외면해온 우리 시대의 불편한 진실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몸은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고, 내가 견뎌온 역사였고, 어쩌면 앞으로 나를 바꿔나갈 지도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출판사 '디플롯'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