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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에 만난 나무 이야기 - 길 위에서 만난 나무, 그 나무가 전하는 이야기
백종서.신동숙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3월
평점 :
백종서, 신동숙 / 여행길에 만난 나무 이야기
천연기념물에서 보호수까지, 그 안에 스며든 시간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전국 100곳 이상의 보호수와 천연기념물 나무를 따라가는 특별한 여정은 서울 봉은사 모과나무에서 시작되어 수도권, 충청, 전라, 경상, 강원, 제주까지 이어진다. 신사임당이 심은 배롱나무, 창덕궁의 회화나무,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용문사 은행나무처럼 각기 다른 이야기를 간직한 나무들을 소개한다.
나무는 자연의 생명이면서도 인간의 기억과 시간을 품은 존재로 남아 있다. 낙성대공원의 굴참나무는 이순신 장군의 시절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고, 강화 고려궁지의 회화나무는 고려의 마지막 흔적을 껴안고 있다. 이 외에도 남해 다랭이마을의 왕후박나무나 제주 월령리 선인장 군락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얼마나 쉽게 일상 속 생명의 고귀함을 잊고 사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나무 하나하나는 시간과 기억을 품은 살아 있는 기록이며, 각각의 장소에 뿌리내린 나무들은 자신만의 역사와 감정을 간직하고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길모퉁이의 나무 한 그루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추억이고, 지나간 계절을 고이 품고 있는 시간의 그루였다. 수많은 풍파를 견디며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은 그렇게 삶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경북산불로 주왕산국립공원 3,260헥타르가 산불로 잿더미가 되었다. 역대 국립공원 산불 피해 중 가장 큰 규모로 2023년 지리산 산불의 25배에 달한다고 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안동 측백나무숲과 주산지의 왕버들, 청송의 나무들, 그리고 경북 지역에 숨 쉬던 수많은 생명과 이야기들. 그중 일부는 이제 우리가 다시는 눈으로 볼 수 없게 되었다.
산불은 단지 나무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생명들과 함께 누군가의 기억, 마음의 풍경, 그리고 우리 모두의 자연이 함께 사라진 것이기에 산불 소식은 더욱 아타깝다. 신속한 피해 복구와 회복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p349 우리의 날숨은 나무의 들숨이 되고, 나무의 날숨은 우리에겐 들숨이 됩니다.
출판사 '책과나무'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