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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화 속 세계사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물들
태지원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3월
평점 :
태지원 / 정물화 속 세계사
한 점의 정물화, 하나의 사물에서 시작된 세계사의 이야기
미술관에서 자주 마주치는 정물화 속 사물들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경제 흐름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역사서, 정물화 속 세계사는 15점의 정물화를 중심으로, 그 속에 그려진 사물이 상징하는 역사적 맥락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꽃과 과일, 시계, 해골처럼 평범해 보이는 사물들이 단지 미적인 대상으로만 그려진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경제, 사회, 철학, 정치와 긴밀하게 얽혀 있었다는 사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얼핏 단순하고 고요하게만 보이는 정물화속 사물들은 사실 그 시대의 사회, 경제적 배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러한 사물들이 정물화 안에서 어떻게 역사와 연결되며, 당대의 가치관과 생생한 시대정신을 보여준다. 대항해 시대를 연 향신료와 오렌지, 경제 버블의 상징인 튤립, 노예무역과 제국주의의 그늘을 드리운 설탕과 초콜릿까지 정물화에 담긴 사물 하나하나가 세계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비추는 창이 된다.
저자 태지원은 이 모든 이야기를 미술 감상과 함께 전개하며, 마치 그림 전시회를 거닐며 역사 강의를 듣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세계사를 공부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감각적인 입문서가 되고, 미술을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시야를 넓혀주는 깊이 있는 교양서가 된다. 교과서 바깥의 살아 있는 역사책이라 할 수 있으며, 그림 한 점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깊은 역사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정물화는 멈춰 있는 그림처럼 보이지만, '정물화 속 세계사'를 읽고 나면 그 안에 흐르는 시간과 변화가 생생히 보인다. 아름다움과 비극이 공존하는 화려한 색채와 고요한 분위기 뒤에는 인간의 욕망, 자본의 흐름, 죽음에 대한 인식 등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눈에 익은 이미지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차근차근 밝혀질 때,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물들은 비로소 역사 속 숨은 주인공이 된다. 고등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게 쓰였지만, 그 속에 담긴 역사적 깊이는 결코 얕지 않다.
출판사 '아트북스'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